“치매환자·가족 고립되지 않도록 든든한 울타리 될 것”

 

인식 개선 공로 대통령 표창 수상

고민·어려움 나누며 11년째 모임

대담집 출간 등 사회 활동 확대도

김홍구 ‘물망초’ 회장이 지난 10월 모임에서 치매 환자였던 가족을 돌본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2024.12.7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김홍구 ‘물망초’ 회장이 지난 10월 모임에서 치매 환자였던 가족을 돌본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2024.12.7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치매환자 가족들이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안식처를 만들겠습니다.”

인천 치매환자 가족모임인 ‘물망초’의 제9대 회장 김홍구(76)씨는 “11년째 모임이 운영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서로의 고민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데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물망초는 지난 9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치매 인식 개선을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4년 인천시광역치매센터의 치매환자 가족지원프로그램 수료자들이 결성한 모임으로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물망초 회원 40여명은 매달 미추홀구 두뇌톡톡 뇌건강학교에 모여 치매환자 돌봄 방법을 공유하거나 간병과정에서 느끼는 우울감, 무력감 등 여러 감정을 털어놓는다.

회원들은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는 자녀, 배우자, 부모를 돌보고 있다. 치매 환자 가족은 ‘보이지 않는 제2의 환자’로 불릴 정도로 심리·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일 때가 많은데, 물망초는 이들의 고립을 막는 공동체이자 든든한 울타리로서 역할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미 가족이 세상을 떠났지만 모임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며 “다른 가족과도 좀처럼 나누기 힘든 얘기를 하면서 이제는 다 함께 모이는 시간이 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망초는 치매환자 가족들의 모임에만 머물지 않고 치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사회적 활동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회원들은 지난 수년간 치매극복의 날이 되면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의 홈경기에 모여 치매인식개선 캠페인을 펼쳤다. 지난해에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대담집 ‘치매 때문에, 치매 덕분에’를 출간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크고 작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치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고 올바른 정보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며 “치매 환자, 가족이 고립되지 않고 함께하는 사회를 만드는 게 물망초의 운영 목표”라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