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추운 날씨 속 모여든 시민
세대 구분없이 손에 ‘탄핵’ 피켓
“몇몇 의원 반대로 막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시민들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촛불행동’ 등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로 가득 찼다. 최저 기온이 영하권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 저마다 두터운 외투와 목도리, 장갑을 챙기며 준비를 단단히 한 모습이었다.
전날 국회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지만, 의결정족수(200석) 미달로 폐기됐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더 큰 목소리를 내기 위해 또다시 이곳으로 모였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 국회 앞으로 달려왔다는 추규엽(59)씨는 그날을 떠올리며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지난 3일부터 매일 국회 앞에 오고 있다”며 “이렇게 뜨거운 탄핵 열기를 몇몇 국회의원의 반대로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승협(27·인천 중구)씨는 “어제(7일) 집회도 참석했는데 탄핵안이 부결된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며 “당장 집회에 모인다고 해서 바뀌는 게 없겠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어 오늘도 나왔다”고 말했다.
탄핵소추안 부결에 분노한 시민들은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며 국회 앞을 찾아 목소리를 보탰다. 김일동(83·시흥시)씨는 “국민의 목소리가 모인 곳에 꼭 한 번 오려고 했다”며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달 수능을 치렀다는 김모(18) 학생은 “어제 탄핵안이 부결되는 것을 보고 화가 나 처음 집회에 왔다”며 “(탄핵이) 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언젠가는 꼭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전날 진행된 ‘범국민촛불대행진’에는 주최 측 추산 100만명(경찰 추산 15만명)이 집결했다. 탄핵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는 세대를 가리지 않았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손에 ‘윤석열 탄핵’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변민철·김지원·목은수·한규준·김태강기자(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