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162개소 피해에 전문가 지적
“경사도 등 구조적 기준 마련을”
지난달 117년만에 기록적인 폭설로 경기도내 곳곳의 지하주차장 지붕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는데, 지하주차장 지붕에 대한 안전 기준 미흡이 그 원인으로 지목된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 폭설 중 도내 캐노피·지붕 등의 피해는 무려 162개소에 달한다.
눈이 물기를 머금은 ‘습설’로 하중을 이기지 못해 무너지는 사고가 다수다.
현재 아파트·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의 지하주차장 지붕은 완만한 경사의 캐노피 형태로 설치되는데 벽면을 따라 설치된 기둥으로 지탱하기 때문에 눈이 흘러내리지 못하면 무게에 쓰러질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2020년 정부는 지하주차장 경사로 출입구의 지붕 면적을 건축물 바닥면적에서 제외하면서 지붕 설치를 용이하게 해줬지만, 경사도·적설하중 등 안전에 대한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각지대에 있었던 지하주차장 지붕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하주차장 캐노피의 경우 불법건축물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자체에서 일제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설계 과정에서 다른 건축물의 지붕과 동일한 기준을 마련해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택 부경대 건축학과 교수도 “지하주차장 지붕의 경우 경사도나 적설하중 등 구조적인 기준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며 “추후 강설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면서 조례와 법을 개정해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