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에 투자·소비 위축 초래

외견상 다른 모습 보이는 인천 경제

최근까지 높은 성장달성 추정과 달리

지금쯤 변곡점 지나 하강국면 들어서

확장재정에 관한 적극적 관심 필요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미수에 그친 비상계엄 쇼크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지수다. 거의 반세기 전 실제 계엄을 경험해보았지만, 계엄 미수는 경험해 본 적이 없다.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 분명하다. 실물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보다는 심리적 영향을 통해 시간을 두고 간접적인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불확실성 증대로 투자와 소비의 위축을 초래할 것이다. 이에 더해 트럼프 당선으로 오른 환율 수준이 다시 더 오르면서 원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는 한편, 대외신뢰도 하락으로 재화와 서비스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는 이미 하강국면에 접어들어 있다. 전국의 생산지표인 전산업생산지수는 지난 2월을 고비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2022년 8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설비투자지수가 2024년 1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건설투자를 나타내는 건설기성액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비교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경상수지도 2024년 2월 이후 전년동기대비 증가규모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지난 10월12일에 이어 11월27일 연속해서 0.25%씩 기준금리를 내렸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1% 후반대로 전망하며 경기부양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재정 면에서도 본격적인 경기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아직 편성되지도 않은 내년 예산에 대해 내년 초부터 추경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는 관료들의 반대가 맞서는 무렵, 계엄 사태가 터져 논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전국 경제에 비해 최근 인천은 외견상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인천의 생산지수를 보면 광공업은 2022년 2분기부터, 서비스업은 2023년 1분기 이후 전국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전국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물론 산업생산지수는 중간투입 즉, 원자재가격이 포함된 산출액 개념이라 부가가치로 계산하는 지역내총생산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중간투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유가가 202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부가가치로 계산한 인천의 지역내총생산은 2022년 중반 이후 최근까지 산업생산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하였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인천경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지금쯤 변곡점을 지나 하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공업은 그동안 의약품, 기계장비, 전자부품 및 화학제품 등 수출 대기업이 활기를 보였다. 서비스업도 항공산업이 포함된 운수창고업이 호조를 이끌었다. 하지만 내수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나머지 광공업과 건설업 등은 이미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수요 면에서도 인천의 대형마트 판매가 상대적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 동향을 판단하는 대표적 심리지표인 설비투자 BSI의 경우 올해 3분기부터 전국수준을 밑돌고 있다.

따라서 인천서도 확장재정에 관한 적극적인 관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중앙정부의 지방재정에 대한 관심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인천은 경기하강기 때는 전국보다 심하게 하강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지금은 이의 차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경기하강기에 들어서면서 그동안 수출 대기업의 호조에 가려진 내수 중소기업과 소외계층의 어려움이 본격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천의 재정건전성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출에서 지역내 세입이 차지하는 비율인 재정자립도나 지역이 스스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의 비중인 재정자주성이 2018년 이후 하락하고 있다. 경기하강시에는 세수가 줄어들면서 재정수지가 악화되기도 한다.

하지만 인천의 재정건전성이 타지역에 비해서는 양호한 점, 과도한 경기하강을 차단하여 향후 경기의 복원력을 사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즉, 지방채의 발행과 추경을 통해서라도 확장적 재정정책이 동원되도록 관계자의 긍정적 검토를 바란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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