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
1948년 12월 10일 UN 총회에서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이래 대한민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매년 12월 10일을 ‘세계인권의 날’로 기념해오고 있다. 오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경기퀴어(성 소수자) 문화축제 준비위원회의 축제 준비 과정과 애로사항, 향후 추진 계획 등을 짚어봤다.
경기퀴어문화축제 준비위는 지난 2022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준비위는 ‘우리는 여기 있다. 함께 나눈 이 순간을 기억해줘.’ 라는 슬로건 아래 도에 거주하는 퀴어의 존재를 전국에 알렸다.
준비위에는 현재 6명의 인원이 각각 기획, 대외협력, 홍보, 디자인 등을 맡아 도내 퀴어의 인권 증진과 퀴어문화축제 개최에 힘쓰고 있다. 준비위는 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경기퀴어영화제’를 시작으로 올해 두 차례 경기퀴어영화제 및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9월19일자 15면 보도)했고,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매년 열리는 타 지역 퀴어문화축제에도 함께 참여 중이다.
준비위는 현재까지 축제 개최를 위한 당초 목표치의 60%가량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도내 지역별 특색이 다르고 이에 따른 퀴어 가시화 전략을 세워야 하기 때문에 아직 40% 정도는 더 채워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재정과 인력 등 현실적인 어려움도 산적해 있다. 특히 2년째 열고 있는 경기퀴어영화제는 무료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비용을 재단과 개인의 후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라는 지역적 특색 역시 넘어야 할 관문이다. 앞서 퀴어문화축제가 자리 잡은 서울, 인천과 달리 도는 규모가 크고 사실상 남북부로 양분돼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합하는 과정 역시 쉽지 않은 숙제다.
준비위는 더 많은 지역에서 행사를 개최하겠다는취지로 올해 경기퀴어영화제를 수원과 부천 두 곳에서 나눠 진행했다. 경기퀴어문화축제 개최지는 남부와 북부의 퀴어를 모두 통합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에서 퀴어문화축제가 25회째 열리는 점을 들어 도에 굳이 개최가 필요하냐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준비위는 “서울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도민들이 가깝고 편안한 곳에서 인권의 물결이 흐르게 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 했다.
여러 난관 속에서도 준비위는 반드시 경기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준비위 관계자는 “많은 부족함이 있지만, 여러 곳으로부터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안전하고 신나는 경기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