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기록성에 천작한 작품들
한국 문학장의 갈등과 변화 양상
소외된 목소리 귀기울인 문학 등
문학적 성찰과 자기 고백 진중하게 기록

■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병국 지음. 걷는사람 펴냄. 412쪽. 2만5천원
이병국 문학평론가의 첫 평론집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걷는사람 인문학 5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인천 강화 출신의 이병국 평론가는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시, 2017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평론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인천작가회의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첫 평론집의 서문을 준비하면서 긴 시간 고민을 거듭했다고 고백한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언어로 가득 채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첫머리에)처럼, 그의 신작은 문학적 성찰과 자기 고백이 담긴 진중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표제작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서 이야기하듯,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의 자리를 인정하고 내어주는 행위는 한 개인에 의해 이뤄질 수 없다. 저자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감각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섬세하고 예리한 시선으로 오늘날 연대와 공감의 자리를 탐구한다.
선함의 고단함을 감내하며,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환대의 의미를 성찰하고자 하는 문학적 주제 의식이 평론집 전반을 아우른다.
평론집은 3부로 나뉜다. 1부는 문학의 기록성에 천착한 작품들, 즉 일종의 ‘회색 문헌’으로서 사회적 모순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을 우리 삶과 나란히 놓으며 평범한 미래를 기억하기 위해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는 문학의 수행성을 더듬어 본다.
2부에서는 한국 문학장을 둘러싼 갈등과 변화 양상을 톺아본다. 특히 플랫폼으로써 문학의 전환 가능성을 모색하며, 제도 바깥을 상상하고 비장소로서의 장소라는 새로운 문학장 형성을 꿈꿔봤다고 저자는 설명했다.
3부는 정상성이란 담론을 비롯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체제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존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품을 함께 살핀다. 또 코로나19 펜데믹을 전후해 활발히 개진된 포스트휴먼 주체와 동물권, 돌봄 노동 문제를 돌아보며 우리가 타자와 맺는 관계 속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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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마음이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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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포기하지 않는 마음 ― 박지영, 이현석, 김연수의 소설이 가닿는 곳
기록으로서의 소설, 소설로서의 기록 ― 은폐된 폭력의 구조와 저항의 목소리
유실된 인간, 혹은 가능한 역사 너머 ― 조해진과 최은영의 소설이 말해 주는 것들
우리가 기억하고 기록해야만 하는 것
사적 기억의 역사, 그 사소함의 윤리 ― 윤성희와 김금희의 소설을 중심으로
기억하고 기록하며 갱신하는 ― 2010년대 시의 존재론
기록자들
시대 감각 ― 이서수, 한정현, 최진영의 동시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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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우리가 가야 할 ‘우리’라는 길
강제된 경계로부터 탈주를 소망하다 ― 2020년 신춘문예 당선 시 단상
시와 시인 그리고 플랫폼
상상된 믿음에서 탈영토화하기
비장소로서의 장소
책이 지녀야 할 물음들 ― 문학의 유통에서 문학의 소통으로
거기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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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 비인간 동물과 인간 동물의 관계 맺음, 그 다른 세계의 가능성
우리 삶의 너른 토대를 위하여 ―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
포스트휴먼 주체의 공감과 뉴–노멀 시대의 이야기 ― 천선란 소설을 중심으로
당신의 이웃은 어디에 있나요?
정상가족이라는 상상공동체
경계 너머 ― 문지혁, 박유경, 장희원, 성해나의 문학적 실천에 관하여
선량함이라니요, 납작하게 뛰어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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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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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 작품 발표 지면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