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12월10일 인천문화재단 공식 출범에 앞서 그해 10월1일 재단 제1기 이사진이 구성됐다. 당시 1기 이사진 명단은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인천시교육청 등 당연직을 포함해 ▲박동석 인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허문명 전국문화원연합회 인천지회장 ▲김인성 인천예총 회장 ▲허용철 인천민예총 회장 ▲이선주 인천향토춤사위연구회 대표(전 인천예총 회장) ▲이흥우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 ▲최원식(변호사) 문화예술사랑방 운영위원 ▲최원영 극단 십년후 대표 ▲이가림 인하대 불문과 교수(전 민족작가회의 인천지회장) ▲강광 인천대 교수 ▲박신의 경희대 교수(미술평론가) 등 14명이다.
1기 선임직 이사는 인천의 양대 예술단체 회장, 지역 문학·연극·무용·미술계의 중량급 인사, 주요 시민문화단체 인사, 경제계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장르별, 단체별 안배가 고르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다수 문화계 인사는 인천문화재단 제1기 이사진 시절 재단이 가장 독립적이고 자율성이 보장됐다고 기억한다.
20년이 지났다. 지난달 26일 이사 10명, 근로자이사 1명, 비상임 감사 1명을 포함해 제11기 재단 이사진이 꾸려졌다. 재단이 문학 분야에서 선임했다고 밝힌 이사의 경우, SNS에 공개된 직함은 국민의힘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으로 ‘시장캠프’ 출신 정당인으로 봐야 한다. 전 인천시 문화예술특별보좌관 출신 인사도 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예술경영 분야에서의 또 다른 인사는 현 남동문화재단 비상임 이사를 맡고 있는 전 인천시 문화예술과장으로 공무원 출신이다. 내년 1월25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감사는 공인회계사가 맡아왔던 전례를 깨고 언론인 출신의 전 인천시 홍보특별보좌관이 맡는다.
지역 문화계에선 이사진 구성에 우려가 많다. 상당수 이사가 현재 인천 문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하지 않거나 분야별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인천시장 주변인들이 많이 포함됐다는 이유 등이다. 구성만 본다면 우려하는 지점이 타당해 보인다. 우려가 실제 부작용으로 표출되지 않길 바란다.
/박경호 인천본사 문화체육부 차장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