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이후 신규설치 4배 증가

 

계엄前 9016건서 4만576건 ‘쑥’

보안성 등 상대적 우수 평가 속

통신 검열 등 최악의 사태 대비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심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의 신규 설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엄 전에 비해 신규 설치 건수가 4배 안팎으로 뛰며 45년만의 비상 계엄 정국에서 ‘디지털 피난’ 현상이 두드러졌다.

10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텔레그램의 신규 설치 건수는 4만576건으로 메신저 업종 당일 전체 신규 설치의 절반 가까운 47.09%를 차지했다. 전날 신규 설치 건수가 9천16건인 것과 비교하면 4배 넘는 증가세다.

텔레그램 신규 설치는 계엄 정국이 오전까지 지속된 다음날에도 3만3천33건에 달했다.

이어 지난 5일과 6일에도 1만건 넘는 신규 설치를 이어가며 메신저 분야 1위를 유지했다.

해외에 서버를 둔 텔레그램은 이전부터 보안성 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정치권에서 애용하는 메신저로 입소문을 타 왔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메신저 업종 신규 설치 4위에 그치는 등 국내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텔레그램 이용 추세와 달리 설치량이 급증했다.

실제 계엄령이 선포된 직후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모두 트래픽이 몰려 접속 불안 현상을 빚으며 SNS 상에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텔레그램을 새로 설치했다는 메시지가 다수 올라왔다.

특히 통신 검열 등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각종 괴담까지 나돌며 ‘디지털 피난’ 분위기에 불을 지폈다.

이에 계엄 선포 직후 앱스토어 등 인기 차트에서 50위권이던 텔레그램이 3위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편 지난 7일에는 비상계엄 핵심 당사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검찰 자진 출두를 앞두고 텔레그램을 탈퇴한 뒤 새로 가입한 정황이 드러나, 기존 대화 내용을 삭제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