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동포사회 ‘조마조마’

 

한미 동맹 문제 등 언론보도 주목

유럽 거주 한인 200여명 관련 집회

 

美 LA 재외동포청 간담회는 취소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및 즉각 탄핵촉구 미주동포 비상행동’ 소속 교민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청사 앞에서 시국 집회를 열고 있다. 2024.12.5 /연합뉴스
‘윤석열 불법계엄 규탄 및 즉각 탄핵촉구 미주동포 비상행동’ 소속 교민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유엔본부 청사 앞에서 시국 집회를 열고 있다. 2024.12.5 /연합뉴스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은 해외 거주 한인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고 하루빨리 고국이 안정을 되찾길 바란다는 게 재외 한인들의 공통적인 바람이다.

중국 북경한국인회 박기락(53) 회장은 “해외에 머무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에 혼란스러운 일이 생기니 걱정이 크다. 한국에서 보내주는 영상이나 뉴스 등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며 “그나마 계엄이 해제되고 윤석열 대통령도 사과한 만큼, 정치인들도 현명한 타협점을 찾아서 나라가 안정되도록 뜻을 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한인사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기도 한다. 미국 교민들의 경우 하루를 막 시작하려고 할 때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접했는데, 가족과 지인의 안전은 물론 한미 동맹 문제 등도 걸린 만큼 하루 종일 언론 보도를 주의 깊게 지켜봤다고 한다.

뉴욕한인회 김광석(68) 회장은 “직접 시위에 나서든, 아니면 생업에 충실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든 모든 한인은 하루빨리 한국 정세가 혼란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사회·경제적, 외교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두 나라 간 신의가 깨지면 한인 동포사회에 미칠 영향도 우려된다. 갈등과 분열이 아닌, 진정 나라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접 행동에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도 관련 집회가 열렸다. 유럽 거주 한인 200여 명은 파리 에펠탑 앞에 모여 나라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살고 있는 박종화(61)씨 역시 이 집회에 참석했다. 박씨는 “유럽은 해외 다른 국가보다 한인들의 진보 성향이 강한 편인데, 굳이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비상계엄 선포는 터무니없고 잘못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국에서 벌어진 집회 영상 등도 실시간으로 공유받고 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들이 걱정된다”고도 했다.

한편, 11일 LA한인타운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재외동포청장 주최 동포 간담회’도 탄핵 정국 여파로 취소됐다. 당초 이상덕 청장은 한인회 관계자들과 만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한인사회 역량 결집과 고충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재외동포청 관계자는 “최근 정세 등의 영향으로 이 청장의 미국 출장 자체가 취소됐고, 이로 인해 부득이하게 동포 간담회도 취소됐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