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상황따라 국내 증시 요동
실적 감소로 투자자 이탈 등 우려
코스닥 추진 업체 연기·조정 검토
금융권, 불확실성 해소돼야 준비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면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인천 기업들이 일정을 미루거나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 본사를 둔 항공·물류분야 기업 A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IPO(기업공개) 등을 추진했지만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 악화되자 일정을 2026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것으로 내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경영 실적이 나빠져 투자자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A사 관계자는 “대내외 환경이 너무 불안정해서 당장 내년은 어렵고 최소 2~3년간 시장 흐름을 보면서 상장을 준비하기로 했다”며 “탄핵 정국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항공업계의 경우 물동량 감소로 이어져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행장치 개발·제조 분야 B사도 내년 상반기 예정된 상장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통상 비행장치 개발·제조사는 군사·재난용으로 수요가 높아 안정적 경영이 가능하지만 최근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했다가 역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B사 관계자는 “경기 악화에 정치적 상황까지 겹쳐 기업들이 상장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내년에 상장을 하는 게 적절한지 기존 투자자들과 협의를 거쳐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기업들이 상장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상장은 시황에 좌우되는데, 현재로서는 증시 등 여건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당분간 시장을 관망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가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둔 만큼 증시는 향후 정치적 상황에 따라 더욱 요동칠 것으로 금융권은 관측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