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구의회, 13일 탄핵 결의안 발의 계획
주민 비판 받는 국민의힘, 민원 청취 집중 행보

계엄령 선포와 탄핵소추안 부결 여파로 지방정치 최전방에 서 있는 기초의원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의원들은 적극적인 성명 발표와 기초의회 차원의 결의안 등을 준비하고 있으나, 국민의힘 소속 기초의원들은 성난 민심에 숨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 소속 서구의회 의원 12명은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을 규탄하고 하야·탄핵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결의안 발의를 준비 중인 송이(민·비례) 서구의원은 11일 “결의안을 상정한 뒤 통과시킬 계획”이라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반대하거나 거부하면 국민 앞에 우스운 모습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구의회는 지난 9일 윤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같은 날 중구의회와 동구의회에서도 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이 모여 국민의힘의 대통령 탄핵 동참을 촉구했다. 앞서 6일에는 부평구의회, 5일엔 남동구의회와 계양구의회 민주당 구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규탄하며 탄핵 촉구 성명을 냈다.
민주당 기초의원들이 탄핵 정국과 관련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비해 국민의힘 기초의원들은 당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 여론으로 지역구인 ‘동네’ 활동에 눈치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했던 국민의힘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국회의원의 지역구를 중심으로 탄핵 동참을 촉구하는 주민들의 현수막이 걸리거나 지역사무소 앞에서 집회가 잇따라 열려 기초의원들의 부담도 더 커졌다.
인천 한 기초의회 국민의힘 소속 A구의원은 “국민의힘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윤 대통령의 계엄 사태와 관련한 민원이 (내게) 빗발친다”며 “주민 행사 등에 가면 대통령과 당에 대한 비판 얘기를 듣고 사과하는 게 일이다. 평소 열심히 해결한 지역 민원과 그간 지역구 활동들은 전부 뒷전으로 밀렸다”고 푸념했다.
다른 기초의회 국민의힘 소속 B구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명함을 내밀면 침을 뱉는 주민도 있었다.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려질 정도로 힘들다”며 “구의원들은 중앙정치에 관계없이 매일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민원을 듣는 게 일인데, 요즘은 ‘죄송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C구의원은 대외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최소화하며 지역 민원 청취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주민들 앞에서 말을 아끼는 게 낫다”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지 않겠느냐. 잘못은 위에서 하고 손가락질은 지역구에 남아 있는 구의원에게 오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우리도 답답한 상황”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