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의 미래 자원 기록물 ‘박제’
예산 부족 이유 시설 구축 등한시
‘탈피 현상’ 발생… 변질 우려 직면
市 “국가기관에 양여방안 찾는중”

하남시 미래 자원 기록물인 생물표본(박제)이 마땅한 보관장소를 찾지 못한 채 수십년간 임시 보관상태로 관리되면서 변질 우려에 직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하남시에 따르면 시는 1999년 교육 등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포유류(45점)와 조류(148점) 등 박제(剝) 849점을 정부로부터 기증받아 관리하고 있다.
이 중에는 교육적 가치가 높은 천연기념물 323호인 붉은배새매와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 10점을 비롯 아프리카 표범 등 희귀 포유류 박제와 시베리아 호랑이 및 불곰, 흑표범 등의 가죽도 포함돼 있다.
이외에 현재는 수입이 금지돼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상아 154점과 무소뿔 38점도 보관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생물표본은 수십년간 지하 수장고에 임시 보관되면서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생물표본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박제가 변질되지 않도록 항온·항습 시설이 갖춰진 공간에서 보관해야하지만 시 지하 수장고는 이들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다. 항온·항습 시설이 갖춰진 전담 시설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별도 구축 예산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시는 임시 방편으로 2020년 자매도시인 신안군 철새박물관에 비오리 등 조류 박제 표본 32종 43점을 무상 임대하고, 시 환경기초시설인 유니온타워에 목각표본 등 40점을 전시해 관리하고 있다. 나머지 생물표본은 아직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그대로 지하 수장고에 방치되어 있다.
시의회 박선미 의원은 “생물표본은 적절한 온도·습도 유지와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시의 생물표본은 제대로 된 항온·항습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까지 보관되어 왔다”며 “이로 인해 일부 생물표본에선 털이 빠지거나 가죽이 벗겨지는 등의 탈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도 생물표본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항온·항습시설이 갖춰진 생태학습관 건설을 추진해 왔지만 번번이 관련 예산 마련에 실패하며 이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시는 대안으로 교육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국가기관 등을 찾아 시 생물표본을 양여하는 방안 등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남/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