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 극대화
‘일희일비’ 금융권, ‘긴 호흡’ 부동산
금리인하 시작… 소비자 변수 관심
정치 이슈에 과하게 휘둘리기 보다
최적화된 물건 찾으려는 노력해야
2025년의 코앞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분위기다. 다만 이러한 정치 이슈가 주식, 채권, 환율, 코인 등의 금융자산들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지만 부동산은 3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의사 결정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정치 이슈에 대한 일희일비 경향성은 약하다.
즉 정치 불안이 국가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이되지 않는다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따라서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은 정치 이슈들에 과하게 주목하기 보다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현재 내년을 바라보는 수요층들의 관점과 자세가 어떠한지를 고민할 시점이다. 외부 변수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일시적 흔들림이 있겠지만, 결국은 돌고돌아 경제학 기본 원리인 수급 원리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최근 부동산R114가 전국 1천306명을 대상으로 ‘2025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를 살펴보면 10명 중 3명 이상이 2025년 상반기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직전 조사 대비 상승 응답은 3.2%p 감소한 32%, 하락 응답은 3.4%p 증가한 25%로 확인돼, 대출규제 강화 이후 소비자들이 주택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과 심리 등에 미세한 균열이 감지된다. 상승과 하락 전망 사이의 편차가 크지 않은 매매 시장 전망과 달리 임대차 가격에 대한 답변은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을 2배 이상 압도했다. 전세 가격은 상승 응답이 43.42%, 하락 응답이 16.54%로 상승 비중이 2.6배 더 많다. 월세 가격 전망은 상승 응답이 45.94%, 하락 응답이 7.20%로 6.4배나 더 많았다. 최근 전세물건 부족이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신축 공급이 부족한 아파트 시장 중심으로 전·월세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매매가격 상승 응답자의 다수는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32.70%)’을 이유로 선택했다. 2024년 서울과 경기, 인천 신축아파트와 중심권역 위주로 과거 기록했던 신고가 거래 사례가 늘어나면서 거래량은 물론 가격도 완연한 회복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 다음으로는 ‘기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21.33%)’을 주요 이유로 선택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24년 10월부터 인하 기조에 들어서면서 2025년에도 금리 인하 사이클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편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10명 중 5명은 ‘경기 침체 가능성(48.91%)’을 이유로 선택했다. 과거 대비 낮아진 경제성장률 전망(저성장)과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미국 대선 이후의 정치 불확실성 가중 등으로 인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높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하락 요인으로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21.81%) ▲대출 금리 부담 영향(10.59%) ▲가격 부담에 따른 수요 감소(5.92%) 등이 뒤를 이었다. 직전 조사에서 하락 이유에 대출 규제에 대한 응답이 4위였지만 금번 조사에서 2위로 올라왔다는 특징이 확인된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2025년 상반기 부동산 시장 핵심 변수로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22.82%)’과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환경 변화 여부(18.07%)’를 1순위와 2순위로 꼽았다. 그간 1순위로 꼽혔던 기준금리와 관련된 이슈가 지속적으로 뒤로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대외 경제여건과 대출, 세금 등의 부동산 규제 환경 이슈들이 선두로 부상했다고 볼 수 있다. 그 외 주요 변수로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동결 및 인하 여부(16.23%)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9.80%) 등의 순서로 선택했다. 소비자 인식에서 금리 이슈가 뒤로 후퇴하고 가계 부채 우려에 따른 대출 규제 이슈가 위로 올라온 것처럼 급격한 인상 이후 급격한 인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즉 금리 인하가 본격 시작된 것만으로 레버리지 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작금의 정치 이슈들에 휘둘려서 본인 소득과 자산 수준에서 최적화된 물건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할 필요는 없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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