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지역색 특화전략 기준
“뚜렷한 이유조차 모르겠다” 반발
전환 유형 높은 비율 등 아쉬움도
경기형 과학고등학교 유치전에 경기도 내 12개 지자체가 도전장을 내민 끝에 11일 4개 지역(부천·성남·시흥·이천)이 1차 관문을 통과, 각 지역마다 환영과 탄식이 잇따르며 지자체 간 희비가 교차했다.
이번 예비지정 공모 심사는 송진웅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를 포함한 외부 심사위원 7명이 진행했다. 위원들은 지난달 15일 사전워크숍을 시작으로, 학교설립·학교운영·교육과정 등 3개 영역의 평가기준에 맞춰 12개 지자체가 제출한 공모신청서를 평가했다.
도교육청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특화 전략이 주요 선정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부천은 로봇분야를, 성남은 판교지역의 IT관련 기관과 연계한 교육 과정을 높게 평가받았다. 시흥은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연계한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있는 이천은 반도체 관련 특화 과정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1차 관문을 통과한 4개 지역에선 즉각 환영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이 발표됐다.
반면, 고배를 마신 나머지 8개 지역에선 큰 실망감과 아쉬움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오랜 기간 준비했는데 통과되지 않은 뚜렷한 이유조차 모르겠다며 반발하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공모에 탈락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정연구원과 교육청, 지자체, 학부모 등이 모여 1년 동안 협력해 준비했는데, 탈락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있다”며 “신설학교 부지를 제공하는 게 법 위반인지에 대한 확인조차 지자체에 시키는 등의 부당한 요구도 있었는데, 앞으로 다른 협력 사안에 행여 영향을 줄까봐 도교육청에 항의도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상대적으로 전환 유형의 선정 비율이 높았던 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공모에서 탈락한 지역의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전환이 유리할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미리 방향성을 공유해 줬다면 거기에 맞춰서 준비했을 텐데 다소 허탈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은 심사 과정에서 지역이나 유형 등을 미리 안배하진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진웅 심사위원장은 “과학고의 최종 선정 개수나 지역, 전환과 신설의 비율 등을 사전에 정해놓고 논의하진 않았다”며 “선정에 앞서 7명의 심사위원들이 경기형 과학고의 취지와 3가지 평가기준을 이해하기 위한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개별 심사자들이 평가했고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