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배송 가구 환불 요구… 돌아온 건 ‘외모 지적’ 문자

A씨, 박람회서 B업체 가구 구입

완성도 등 탓하며 배송 차일피일

가구도 잘못 배송, 환불 요청 하자

업체 폭언… 현재 상호명 바꿔 영업

내년 봄 결혼을 앞둔 수원시민 A씨 부부는 수 개월째 화성의 한 가구업체 대표 B씨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8월 수원의 한 가구박람회에 방문한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A씨 부부는 B씨 업체에서 거실장과 식탁, 의자를 구입했다. B씨의 가구공장까지 직접 방문한 뒤 A씨는 믿을만하다고 판단하고 가구값 285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했다. 문제는 지난 10월 발생했다. 계약서상 수령일이 지났음에도 주문한 가구가 오지 않았던 것. B씨는 가구가 완성되지 않아 3일 뒤 보내겠다며 양해를 구한다는 연락을 남겼다. A씨는 가구를 수령하기 위해 평일에 연차까지 써야 했다.

그러나 식탁과 의자는 주문한 것과 달랐다. A씨는 즉각 항의했고, B씨에게선 다음주 쯤 다시 배송해줄테니 그때까지만 사용하고 있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에도 B씨는 ‘작업자가 다쳤다’, ‘통관 검사에 걸려 늦어졌다’며 세 차례 배송을 미뤘다. 더이상 B씨를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A씨는 계약을 취소하고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자 B씨의 태도는 돌변했다. B씨로부터 ‘요즘 것들은 자기들 입장만 생각한다’, ‘못생긴 것들이 생긴 대로 논다’, ‘암놈 수놈이 돌아가며 재촉한다’는 등의 폭언이 담긴 문자메시지가 쏟아졌다. B씨 업체에서 가구를 수거해 간 뒤로 연락조차 쉽게 되지 않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11일 현재까지도 환불은 이뤄지지 않았다.

화가 난 A씨는 이같은 사연을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는데, 여기에는 해당 업체로부터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B씨의 업체를 검색하면 ‘상품이 오배송됐고 환불도 안 해준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당했다’ 등의 후기들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B씨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B씨는 “A씨의 잦은 환불 요구에 시달려 화가 나서 그랬다”며 “A씨와 감정적 관계가 해소되면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일방적 계약 파기 등 다른 피해 사례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B씨는 현재 기존 상호명을 바꾸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지원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