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참여 못하는 시민들 ‘응원봉 대여’

집회용 응원봉을 빌려주겠다는 게시글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와 있다./중고거래 플랫폼 어플 캡처
집회용 응원봉을 빌려주겠다는 게시글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와 있다./중고거래 플랫폼 어플 캡처

“집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응원봉이라도 빌려드리고 싶어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아이돌 응원봉’이다. 오는 14일에도 서울 국회 앞에서 집회가 예정인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응원봉을 무료로 대여해준다는 게시글이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2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어플에는 집회용 응원봉을 싼 값에 빌려주거나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글이 다수 게시돼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활동하는 한 이용자는 응원봉을 무료로 빌려주겠다는 게시글에 “시위 갔다 오시고 인증 사진만 보내주세요”, “국힘(국민의힘) 지지 X”라는 문구를 함께 적기도 했다.

집회에 불참하게 돼 응원봉 대여로 힘을 보태고 싶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미추홀구 숭의동에서 활동하는 한 이용자는 응원봉 4개를 무료로 나눠주겠다는 게시글을 올리고 “상황상 집회에 참여할 수 없어 이렇게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다”며 “일주일 안으로만 응원봉을 돌려달라”고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응원봉 2개를 무료로 나눠준 김모(38)씨는 “응원봉을 받아가신 분께서 ‘집회에서 응원봉이 없으신 어르신께 나눠 드리겠다’고 하셨다”며 “응원봉이 집회에서 유용하게 사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9일 오후 6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점 앞에 모인 인천 시민들.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통령 체포!”“국민의힘 해산!”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4.12.9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9일 오후 6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점 앞에 모인 인천 시민들. 사회대전환·윤석열정권퇴진 인천운동본부 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통령 체포!”“국민의힘 해산!”등의 구호를 외쳤다. 2024.12.9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아이돌 응원봉은 새로운 집회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 집회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촛불은 안전사고의 위험 뿐 아니라, 지속 기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반해 응원봉은 촛불보다 더 밝고 오래 밝힌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10~20대 등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9일 미추홀구 롯데백화점 인천점 앞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도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이돌 응원봉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들은 자신에게 소중한 응원봉이 더 가치있는 상황에서 쓰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며 “이러한 생각이 적극적인 나눔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