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진행한 12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한 상인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진행한 12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에서 한 상인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나라 걱정 안 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싶어요.”

국회에서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인 가운데, 탄핵정국으로 도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업소용 냉장고 등 가전제품 수리업을 하는 신제덕(31)씨는 경제불황에 비상계엄·탄핵정국의 악재가 겹쳤다고 토로했다.

신제덕씨는 “올해 국내 지속적으로 하향세라고 느꼈다. 다른 자영업자들을 고객으로 하다 보니 많은 자영업자의 폐업률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도 줄게 됐다”며 “이미 내년 경제가 더 안좋아진다는 전망이 있었는데, 비상계엄 사태로 국제적인 신용도도 떨어지고 더 암울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자리를 지키도록 해주는게 서민 삶에 도움이 될지 의문스럽다”고 호소했다.

대학생 백민욱(23)씨도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고, 최근에야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런 상황에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시장 상황을 더 망칠 수밖에 없는데 대통령이 섣불리 판단했다고 보여 유감스럽다. 이번 계엄선포는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정 마비의 망국적 비상 상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비상계엄 조치”라며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밝히자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인식이 바뀐 도민도 있었다.

주부인 권현주(53)씨는 “국민의힘도 집권여당으로서 본인들이 하려던 일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해 ‘질서있는 퇴진’ 같은 그들만의 입장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 담화 이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니 탄핵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은 정치인들의 싸움에 국민이 사이에 껴버린 꼴”이라고 지적했다.

인터뷰에 응한 도민들은 오는 14일 표결할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제덕씨는 “윤 대통령 탄핵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민주주의에 타격을 입은 대한민국의 외과 수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에는 가결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다만, 현 상황에 대한 야당의 책임에 대해서 지적한 목소리도 있었다.

직장인 이정수(27)씨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자체가 잘못됐지만 이전에 장관·감사원장 탄핵, 야당 주도 감액예산안 등도 문제였다. 여야 모두 극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며 “탄핵소추안이 진영논리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정 상황이나 민생현황을 살펴보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선기자 zer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