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휴대전화 화면 속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떼를 쓰는 아이를 달래거나 아이를 돌볼 여유가 없을 때, SNS의 수많은 동영상은 부모들에게 손쉬운 해결책이다. 태어나자마자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대신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챌린지 영상을 촬영하며 또래와 소통하고 있다. 심지어 SNS의 팔로워 수로 또래 집단에서 지위를 얻고 계급을 나누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은 아동의 권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발전해왔다. 온라인 그루밍, 딥페이크, 악플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성장 과정에 있는 아동은 불안감과 공포를 느낄 뿐만 아니라 왜곡된 행동을 학습하고 모방할 위험에 처해 있지만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환경의 특성상 아동 대상 범죄를 통제하거나 처벌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온라인 환경을 개선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아동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차단하고, 아동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감시와 법적 조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 방지법’의 통과로 아동 대상 온라인 성범죄의 국가 책임이 강화된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온라인 그루밍, 개인정보 유출 등 여전히 아동의 ‘온라인 세이프티’를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2024년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아동권리옹호단은 ‘온라인 세이프티’를 주제로 활동하며, 온라인 속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10월 경인일보에 방문하여 아동들이 직접 제작한 ‘아동권리 보호를 위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전달했을뿐만 아니라 매주 관련 기고문을 경인일보에 기고해왔다.
온라인 속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아동 뿐아니라 학부모, 학교 등 아동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변화할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2025년에도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는 온라인 속 아동의 권리를 지키고 아동의 목소리가 사회에 반영되도록 옹호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여인미 초록우산 경기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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