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후 의원총회 내홍

 

“당론 변함 없어… 단일대오로”

친윤계, 72대 34로 김태호 꺾어

담화뒤 ‘찬성 선회’ 한동훈 질타

진종오 등 친한계 2인 찬성 표명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1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2.1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국민의힘 의원들은 12일 ‘탄핵만은 안된다’는 권성동(사진) 의원과 ‘대통령과의 손을 놓을 때가 됐다’는 김태호 의원 중 권 의원을 선택했다. 72표 대 34표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관련 녹화 담화 직후 열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 채택’을 요구한 뒤의 일이다.

집권여당 의원 3분의 2가 선택한 권성동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론은 탄핵안 부결’이며 당이 어려운 때는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후보자 정견발표에서 “2016년 우리 당이 살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했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우리 당은 분열했다.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의 미명 하에 보수를 도륙했다”면서 탄핵 반대를 주장했다.

반면 김태호 의원은 “정말 아프고 안타깝고 슬프고 힘들지만 우리는 이제 맞잡은 대통령과의 손을 놓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핵 찬반이 명확히 갈리는 상황에서 한동훈 대표의 발언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갈등은 격화됐다.

한 대표는 “오늘 담화는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면서 “저는 당론으로서 탄핵을 찬성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출당과 제명을 위한 긴급 윤리위를 오후 10시에 예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뒤 김태호(왼쪽), 배준영(가운데) 의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12.1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된 뒤 김태호(왼쪽), 배준영(가운데) 의원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12.12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친윤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철규 의원은 “우리 당 대표로서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고 재판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내란죄로 단정하는 것은 서두르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투표 후 카메라 앞에 서서 “TF를 만들어 당의 국정안정화 방안을 만들겠다고 하다가 갑자기 탄핵당론을 제시하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정말 침몰하는 배의 오락가락하는 선장, 그 모습 그대로”라고 직격했다.

강승규 의원은 SNS에 윤 대통령의 윤리위 제소를 재고해 달라며 “한 대표는 지금 ‘당 대표의 권능’ 에 대해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대표와 친윤 의원간의 대립이 극적으로 드러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승자는 친윤(권성동 의원)이었다. 소속 의원 3분2가 친윤의 손을 들었다.

권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뒤 기자들에게 “대통령 담화는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소명으로 보인다”고 감싸면서 “지금까지 당론은 부결이다.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의원 각자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친한’으로 분류되는 진종오·한지아 의원 등은 탄핵 찬성표결에 나설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한편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는 김대식 의원을 원내대표 비서실장에, 박형수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에, 서지영 의원을 원내대변인에 임명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