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6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 문화광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원하는 시민들이 모여있다. 2024.12.13/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13일 오후 6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 문화광장에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원하는 시민들이 모여있다. 2024.12.13/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내일이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되겠죠?”

13일 오후 6시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로데오 문화광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바라는 시민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집회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말에 시민들은 “네!”라고 외쳤다.

경기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으로 구성된 ‘경기비상행동’이 주최한 이날 경기시민촛불집회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집회에는 퇴진 피켓을 든 시민들 사이로 응원봉을 들고 있는 젊은 세대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어머니와 함께 집회에 참여했다는 신모(27)씨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민주 사회에선 공감할 수 없는 행보라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께 집회에 함께 나가자고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소 아이돌 그룹을 좋아해 응원봉을 가지고 있었는데, 집회 필수 아이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가지고 나왔다”며 빛나는 응원봉을 들어 보였다.

집회에 처음 참여한다고 밝힌 이모(32)씨는 “수원역 앞에서 퇴진 시위가 있다는 말을 듣고 퇴근하고 바로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를 이용해 정권을 유지하게 되면 5·18 광주의 비극이 되풀이될 것 같아 걱정이 됐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밝혔다.

집회 도중 자유발언에 나선 청소년도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연단에 선 정모(19)씨는 “이번 정권은 청소년을 비롯해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인권을 뒷전으로 미루더니, 이제는 전 국민의 목소리마저 묻으려고 한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외쳤다.

젊은 세대의 집회 참여를 본 기성세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인파의 맨 뒤에서 집회를 지켜보던 송모(50)씨는 “촛불집회에 여러 번 참여했는데 20~30대가 이 정도로 많이 모인 것은 계엄 이후 집회가 처음”이라며 “계엄을 직접 겪지 않은 세대라도 2024년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을 겪었다는 분노에 거리로 나온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동참이 놀랍고 큰 힘이 된다”고 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