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강추위도 탄핵 집회 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시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국회 앞으로 나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1천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구성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14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범국민 촛불대행진’을 진행한다. 시민들은 집회가 시작되기 3~4시간 전부터 국회 앞으로 집결했다. 손에는 다양한 색의 응원봉과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집회에서 만난 박모(45·수원시)씨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인데, 집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아내, 아이와 함께 왔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집회 때는 뱃속에 아이가 있어서 참여를 못했는데, 오늘은 아이에게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같이 왔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모였지만, 탄핵을 바라는 마음만은 모두 같았다.

휠체어를 타고 집회에 나온 중증장애인 하석미(48)씨는 “몸이 불편해도 목소리는 낼 수 있다”며 “지난주(7일)에 두근거리면서 집에서 표결을 지켜봤는데, 오늘은 꼭 나와 목소리를 보태고 싶어 오전 11시부터 나왔다”고 했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재한 미얀마인인 쩌 예이 아웅(36)씨는 “우리가 한국 정치에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는 못되지만, 한국 국민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나왔다”며 “우리도 쿠데타를 2번 겪고 많은 피를 흘렸다. 한국은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서든 안 된다”고 했다.

주최 측이 마련한 단상에서는 시민들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다.

황성용(인천 부평구)씨는 “고향인 전남 보성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겪었다. 총을 무장 군인들이 시민을 무자비하게 체포한 것이 생생히 기억난다”며 “이번 비상계엄령 선포 후 어릴 적 기억 떠올랐는데, 발만 동동 구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나왔다. 얼릉 대통령을 몰아내고 함께 일상을 회복하자”고 외쳤다.

주최 측은 이날 시민 100만명 이상 집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찰은 여의도 일대 집회 구간에 인력을 배치하고 차량을 우회 조치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자치구, 경찰, 소방과 협력해 1천31명의 현장 관리 요원을 여의도와 광화문 등 탄핵 집회 장소에 배치해 인파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서울시의사회 등은 여의도 윤 대통령 탄핵 집회 현장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4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변민철·마주영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