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시민의식 재확인

일부는 봉투 들고 다니며 청소

카페 선결제 “공동체 정신 남아”

질서정연 행동… 안전우려 씻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뉴스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4.12.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뉴스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4.12.1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집회 현장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났다.

많은 인파 속 자칫 안전사고가 우려됐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소방당국의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이동하고, 일부 시민들은 봉투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치웠다.

강추위 속에서 비좁고 꽁꽁 언 바닥에 앉아 있어야 했던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들이 선결제한 카페나 푸드트럭 등에서 잠시나마 몸을 녹이기도 했다.

전북 전주에서 왔다는 김영순(55)씨는 “선결제 카페인지 모르고 줄을 섰다”며 “아직 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휠체어를 타고 집회에 나온 중증장애인 하석미(48)씨는 “몸이 불편해도 목소리는 낼 수 있다”며 “지난주(7일)에 두근거리면서 집에서 표결을 지켜봤는데, 오늘은 꼭 나와 목소리를 보태고 싶어 오전 11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2시께 수원역에서 용산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는 집회에 참가하려는 시민들로 복도까지 차 있었다. 김자형(29·수원시) “지난주(7일)에는 1호선 화서역에서 타고 가는데 너무 힘들어서 기차를 타려고 왔다”며 “탄핵을 위해서라면 몇 시간이 걸려도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각 출구도 오후 1시부터 꽉 막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면 긴 줄을 서야 했다. 시민들은 “대통령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냐”라고 혀를 차면서도 “오늘이 고생 끝”이라고 기대감을 품었다.

특히 열차가 이날 오후 2시45분부터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을 무정차 통과하면서 시민들은 먼 역에서부터 걸어오거나 다른 역을 우회해 와야 했다. 장수한(28·인천 서구)씨는 “샛강역(서울지하철 9호선)에 내려 환승해 여의도로 겨우겨우 왔다”며 “샛강역에도 환승하려는 시민들 행렬이 엄청 길었다”고 했다.

/변민철·이영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