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넘어선 이탈표… 한동훈 체제 사실상 붕괴
친윤·친한 분열 가속화 전망
자책감 빠진 친윤 ‘韓 책임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가결되면서 국민의힘의 미래는 상당 기간 동안 자중지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8년(2016년 12월 9일)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맞고 정권을 내준 ‘탄핵 트라우마’가 깊은 데다, 헌법재판소가 조기에 탄핵 판결을 내릴 경우 차기 대선 준비도 못한 채 정권을 다시 내줘야 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애초 7표 정도 이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12표 이상 이탈이 생기면서 당은 점차 친윤·친한계의 갈등으로 분열을 가속화할 위기를 맞았다.
친윤계는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는 현실을 뻔히 보면서도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빠질 수 있고, 그럴수록 이번 탄핵 투표에서 당심을 추스리지 못한 한동훈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친윤계의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되면서 분당까지는 아니지만, 한동훈 지도체제 흔들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이번 탄핵 가결로 최고위원의 연쇄 사퇴가 이어질 경우 한 대표 체제 유지는 쉽지 않다. 현재 9명의 최고위원 중 4명만 사퇴하면 한 대표 체제는 바로 무너진다.
당장 국민적 분노와 정서를 고려해 뜸을 들이겠지만, 부글부글 끓고 있는 친윤계의 감정선은 되돌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 대표 체제는 ‘풍전등화’라는 게 당내 분위기다.
그런 사이 야권은 탄핵 수습·조기대선 국면에서 입지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런 분위기가 국민의힘을 더 자극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당내 대권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탄핵심판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대선을 준비하기도 어려운 실정이어서 탄핵으로 인한 당 내홍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