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204·반대 85…가결 정족수 겨우 넘겨

이탈표 적었지만, 국힘 소신파 결단에 성사

지금부터 ‘본게임’ 국회측-대통령측 법적 다툼

1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표결되고 있다.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재적 300명 중 300명 투표, 찬성 204표, 반대 85표 등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표결되고 있다.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재적 300명 중 300명 투표, 찬성 204표, 반대 85표 등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대통령의 직무도 정지됐다.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을 경악과 공포로 몰아넣은 ‘12·3 내란사태’ 이후 11일 만이다.

14일 오후 4시29분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무기명 탄핵안 표결에는 한 주 전 1차 대통령 탄핵안 표결 때와 달리 재적 의원 300명 전원이 참여했다. 결과는 찬성 204명, 반대 85명, 기권 3명, 무효 8명. 대통령 탄핵안 가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을 아슬아슬하게 넘겼다.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나오고 있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본회의 직전까지 반대 당론 수정 여부와 표결 참여 문제를 두고 마라톤 의원총회를 이어간 국민의힘이 결국 표결을 의원들 자율투표에 맡기고, 여당 소신파 12명 의원이 탄핵에 힘을 실은 결과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다는 국민의힘에서 이탈표는 적게 나왔지만, 소신파 국민의힘 의원들의 결단으로 통과될 수 있었다.

야당이 발의한 이번 탄핵안은 윤 대통령의 위헌·위법적 내란 혐의에만 집중했다. 탄핵안에는 “국회를 무력화시킬 목적으로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비상계엄의 요건과 절차에 위배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장한 군 병력,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피소추자의 위헌, 위법은 대통령의 직을 더 이상 유지하는 것이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며, 그의 국민의 신임에 대한 배반은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정도에 이르렀다”는 부연 설명도 포함됐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는 12·3 내란사태로 급물살을 탔다. 국회에서 여러 차례 반복된 국무위원, 검사 탄핵과 채 상병·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통령이 매번 거부권을 행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여당의 견고한 벽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이 ‘45년만의 계엄’으로 스스로가 그 벽을 와해시켜 버렸다. 국민에게 총구를 겨눈 대통령을 즉각 탄핵해야 한다며 전국 각지에서 일어난 여론도 결국 탄핵안 가결을 이끈 것이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을 집단 불참으로 부결시킨 국민의힘은 이날 2차 탄핵안 표결에는 참여했다. 그러나 ‘탄핵 반대’ 당론은 유지했다.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기회도 걷어찬 것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있다.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재적 300명 중 300명 투표, 찬성 204표, 반대 85표 등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하고 있다. 이날 무기명 투표 결과 재적 300명 중 300명 투표, 찬성 204표, 반대 85표 등으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2024.12.1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 가결 선포한 직후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용기와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며 “국회와 국회의장은 이 사실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 소식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국회 앞 200만(주최 쪽 추산)명의 국민들도 환호의 함성을 쏟아냈다. 다만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작은 지금부터다. 국회의 소추위원장인 정청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과 대통령실 간에 법적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