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돈’ ‘성춘향’ 등 영화 4편 추가
김기영·전창근·김소동·신상옥 감독作
한국 영화사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영화 4편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 최고의 한국영화로 꼽히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를 비롯해 전창근 감독의 ‘낙동강’, 김소동 감독의 ‘돈’,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 ‘성춘향’이 바로 그 대상이다. 현재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는 기존 8편의 작품에 더해 추가로 등록 예고된 4편이 포함되면, 영상자료원은 모두 12편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소장하게 된다.
1952년 작품 ‘낙동강’은 한국전쟁 시기 영화 중 영상과 음향의 유실이 전혀 없는 유일하게 온전한 작품이다. 또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미발표 관현악곡인 ‘낙동강의 시(詩)’의 원전이 최초 공개되는 영화다. 전쟁 당시 한국 문화예술인들의 역량이 총결집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1958년 작품 ‘돈’은 산업사회로 넘어가는 시기에 자본을 얻는 데 실패하는 농촌의 현실을 사실적이면서도 비극적으로 그려냈다. 비극적인 장면을 통해 현실에 대한 고발 의식에 주목한 한국적 리얼리즘 영화의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하녀’(1960년作)는 가족의 붕괴와 그로 인한 공포를 김기영 감독 특유의 기괴한 미장센과 불협화음으로 표현했다. 이후 김기영 감독 작품들의 원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미가 크다. 이 작품의 경우 영상자료원의 복원 작업을 통해 칸 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소개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1961년作)은 한국 최초의 컬러 시네마스코프라는 기술적인 의미와 1961년 국내외 통틀어 당시 최고의 흥행 영화라는 산업적 성과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1961년 제8회 아시아영화제에 출품됐을 뿐 아니라 일본 6개 도시에서 개봉됐다. 한국영화 산업의 도약을 이끌고, 해외시장의 모색과 실현을 해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는 작품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영화필름은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다수의 과거 필름은 훼손되고 마멸 위기에 놓여있다”며 “이번 고전영화 4편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영화필름이 대중예술을 넘어 시대를 담아내는 중요한 문화유산이자 기록물로 인식될 것이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