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제 따라… 쓰레기 치워

휠체어 탄 중증장애인도 거리로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이튿날인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이튿날인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집회 현장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빛났다.

많은 인파 속 자칫 안전사고가 우려됐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소방당국의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이동하고, 일부 시민들은 봉투를 들고 다니며 쓰레기를 치웠다. 강추위 속에서 비좁고 꽁꽁 언 바닥에 앉아 있어야 했던 집회 참가자들은 시민들이 선결제한 카페나 푸드트럭 등에서 잠시나마 몸을 녹이기도 했다.

전북 전주에서 왔다는 김영순(55)씨는 “선결제 카페인지 모르고 줄을 섰다”며 “아직 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기뻐했다.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본회를 통과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4.12.1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본회를 통과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환호를 하고 있다. 2024.12.1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휠체어를 타고 집회에 나온 중증장애인 하석미(48)씨는 “몸이 불편해도 목소리는 낼 수 있다”며 “지난주(7일)에 두근거리면서 집에서 표결을 지켜봤는데, 오늘은 꼭 나와 목소리를 보태고 싶어 오전 11시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각 출구는 오후 1시부터 꽉 막혔다. 에스컬레이터 앞에 생긴 긴 줄에 시민들은 “대통령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냐”라고 혀를 차면서도 “오늘이 고생 끝”이라며 기대감을 품었다.

지난주 집회에도 왔었다는 김자형(29·수원시)씨는 “수원역에서 용산역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왔다”며 “탄핵을 위해서라면 몇 시간이 걸려도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

※특별취재팀=변민철·마주영·송윤지(사회부)·이영선(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