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맹 굳건” EU “위기 해결을”
日매체, 좌파정권 외교 후퇴 우려
HRW ‘견제·균형 원리 강화’ 평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국제사회는 한국과의 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고 확인하며 한국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14일(현지 시간) 요르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굳건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중국인 3명이 부산에 정박한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을 언급한 것을 두고 반발했던 중국 외교부는 “한중 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이 적극적으로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U는 성명서에서 “EU의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은 헌법에 따라 정치적 위기를 신속하고 질서 있게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일본 주요 매체들은 한일 관계가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윤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부정적 좌파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정부는 외교·안보 정책의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유력 언론은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주목했다.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아 온 한국이 계엄령 선포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주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환희에 찬 군중은 한국의 회복력 있는 민주주의를 다시 한번 보여준 순간을 기념하며 환호성을 질렀다”며 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된 순간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풍경을 전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윤 대통령을 ‘권위주의를 시도하는 미숙한 초보 마법사’로 비유하며 탄핵안 통과 소식을 속보로 타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계엄령 선포로 인한 정치적 여파는 한국 정치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었다”며 “탄핵안 투표는 한국이 군사정권 종식 이후 수십 년 동안 이뤄낸 민주적 성과를 국회의원들이 지킬 의지가 있는지 시험하는 자리였다”고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는 ‘윤 대통령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 정치는 상처 입은 채로 이번 위기에서 벗어나겠지만 민주주의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자신이 민주주의에 반하는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하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오만함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성명을 내고 탄핵안 통과로 “한국의 민주주의와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