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다세대, 월세거래 전세 초월… 임대료 상승 지속 주거비 부담 우려

경기도 빌라(연립·다세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겼다.

전세사기 우려 속 빌라를 중심으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경기도 연립·다세대 임대차거래는 6만3천74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거래량(6만5천10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빌라사기 문제에 ‘빌라 포비아’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빌라를 포함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임대차 수요는 이어지는 셈이다.

임대차 형태는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었다.

지난해 경기도 연립·다세대 임대차거래 중 월세 거래 건수는 3만2천181건(49.5%)으로 전세의 비중이 소폭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처음으로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앞질렀다.

올해 연립·다세대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거래는 3만2천902건을 기록, 전체의 51.6%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지난해보다 2.1%p 높아진 수치다.

인천에서도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인천 연립·다세대 임대차거래 1만4천949건 가운데 월세 거래는 6천966건(46.6%)을 차지했다. 2023년 43.4%보다 3.2%p 늘었다.

월세 선호가 높아지면서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를 보면 지난 11월 경기도 연립·다세대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105.06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경기도 연립·다세대 주택 월세가격지수는 103.05로 올해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인천 또한 지난해 11월 101.20에서 올 11월 104.73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의 여파로, 임차인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세사기 이후, 전세로 갔을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이들이 보증부 월세를 택하면서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로 2년에 2년을 더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보니 올리지 못한 4년치의 임대료와 앞으로 올릴 4년치의 임대료가 함께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