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안정협 주도권 국힘에”
與 협력의사 없자 재차 참여 당부
권성동 “韓 대행체제, 섭정 아냐”
권한행사 도넘은 유권해석 경계
탄핵소추로 국가 최고 권력이 공백에 이르자 국회 내 1·2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국정운영의 주도권 싸움에 나선 모양새다.
비상계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이끈 민주당은 오만의 프레임을 조심하면서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한계를 강조했고, 국민의힘은 여당의 지위를 재차 확인하면서 한 권한대행이 국정 주도권을 쥔 민주당에 휘둘릴 것을 경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논의의 주도권은 국민의힘이 가져도 좋으니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이제 여야는 없고, 제1·2당만 있을 뿐이라며,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초당적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이 즉각 반발하며 협력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자, 이 대표가 다시 한 번 참여를 당부한 것이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후 백브리핑에서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이 ‘여당으로서 역할하겠다’고 한데 대해 “알량한 기득권이랄까, 국정주도권이랄까, 이걸 놓고 다시 본인들이 행사하겠다고 나오는 걸 국민들 중 몇 분이나 용납하겠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탄핵소추안 가결로 힘을 받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민생돌보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 대변인은 “우리당은 국정안정과 내란 극복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를 위해서 국정안정과 내란 극복 특위를 구성한다. 민생회복을 위한 추경과 입법 등,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한 주요 의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외교 공백을 막기 위한 대응책도 마련에 나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 대사들과의 일정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이주호 사회부총리와 회동한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은 원톱으로 의원총회장에 나서서 이재명 대표를 타격했다.
권 권한대행은 “이 대표의 여러가지 월권성 발언”으로 전날 이 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한 “현상 유지, 관리가 주 업무고 현상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건 허용되지 않는 게 원칙이다”라는 말을 꼽았다.
그는 “무엇이 현상유지이고 무엇이 현상변경인가. 이 대표는 추경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추경은 현상유지인가, 현상변경인가. 그 기준은 누가 정하나”라고 반문했다.
또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는 이재명의 섭정 체제가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행사 범위에 대해 제멋대로 유권해석을 하지 말라”고 경계했다.
또 한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서도 “결코 민주당 협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압박했다.
주도권 싸움의 내용이 ‘민생·국정’이 된 이상 갈등으로만 점철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권한대행은 18일 오후 2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예방’ 목적으로 만난다.
/권순정·오수진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