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유정복 비상식적 발언 사죄하라”

국힘 “오만한 민주당 폭주 막아 달라”

 

시의회 야당 항의 방문… 극한대립 조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천시의원들이 17일 오전 11시 시장 집무실을 항의 방문하며 고주룡(맨앞 오른쪽) 시장 비서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2024.12.1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천시의원들이 17일 오전 11시 시장 집무실을 항의 방문하며 고주룡(맨앞 오른쪽) 시장 비서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2024.12.17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윤석열 대통령 탄핵정국 속 여야의 극한 갈등이 인천시의회까지 퍼졌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직접 겨냥해 ‘국정 혼란 책임론’을 제기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시장실을 예고 없이 찾아가 ‘사죄’를 요구하자, 국민의힘 쪽에서는 ‘오만한 민주당과의 협치는 끝났다’며 강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10명은 17일 오전 11시 유 시장 집무실 앞에서 “국정 마비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며 본질을 왜곡하는 유정복 시장의 황당하고 비상식적 발언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16일 유 시장은 자신의 SNS 계정에 ‘국정을 혼란에 빠트렸던 중심에는 언제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있었다. 이제부터는 야당 심판의 시간’이라는 글을 남겼다.

김명주(서구6)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탄핵을 외친 국민들의 노력을 단순한 정치적 술수로 치부하는 게 지자체장이 할 말이냐”고 반문하고 “윤 대통령이 탄핵된 이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모든 혼란의 책임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떠넘기는 모습은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유 시장이 지금이라도 내뱉은 망언을 철회하고, 인천시민들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시정 운영에 집중하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의원 들이 17일 유정복 인천시장 시청 집무실앞에서 SNS에 남긴 글과 관련해  항의 방문해 망언제조기 유정복 시장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7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의원 들이 17일 유정복 인천시장 시청 집무실앞에서 SNS에 남긴 글과 관련해 항의 방문해 망언제조기 유정복 시장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17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민주당 의원들이 시장실을 항의 방문한 시간, 유 시장은 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경제단체-유관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관하고 있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성명을 내어 “민주당 의원들이 시장 집무실 앞에서 고성을 지르고 소란을 일으킨 행위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는 참으로 분별없는 행동”이라며 “시민 여러분이 오만한 민주당의 폭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민주당 시의원들의 이번 행위를 좌시할 수 없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임춘원(남동구1)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국회처럼 대치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한발 양보하고 민주당 시의원들을 존중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낼 것이고, 당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의회 전체 의원 39명 중 국민의힘 소속이 25명, 민주당은 12명, 무소속은 2명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다수당 국민의힘이 의회 내 ‘실력 행사’에 나선다면 내년 초부터 예정된 의사 일정에 일부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