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주차장 독성·인화성 물질 적치

“저장소 맡기면 비용적 부담 생겨”

3년 이하 징역… “책임 勞측 전가”

독성 물질 등 위험물을 실은 컨테이너가 인천항 인근에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적치되고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화물노동자 A씨는 “화물노동자들은 화물 운송 횟수를 기준으로 운임을 받는다”면서 “위험물 컨테이너를 보관할 수 있는 저장소에 맡기면 비용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들키지 않기를 바라며 외부에 컨테이너를 적치하는 기사가 많다”고 했다.

위험물 컨테이너에는 폭발·인화성 가스, 유독 물질 등이 담긴다. 이 때문에 위험물 컨테이너를 화물차에서 내려 적치하는 것은 위험물안전관리법 위반이다. 소방본부는 위험물 컨테이너 적치를 ‘주박’(이동하지 않고 장기 보관하는 것)으로 보고 단속한다. 그럼에도 인천 중구 아암물류단지 노상주차장에는 위험물 컨테이너가 빈번하게 적치되고 있다.

위험물 컨테이너는 지정된 장소에만 보관해야 한다. 해양수산부가 2016년 제정한 ‘항만 내 위험물 컨테이너 하역 및 적재 매뉴얼’을 보면 위험물 컨테이너는 여객터미널 내 보세창고나 지정된 외부 옥외저장소(별도의 용기·드럼에 위험물을 보관하는 사설 저장소)에 보관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트레일러를 운전하는 화물노동자 B씨는 지난 9월 아암물류1단지 노상주차장에 위험물 컨테이너를 트레일러 헤드와 분리한 채로 두던 중 소방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앞서 인천항 터미널에서 위험물 컨테이너 장치를 거부당한 후 보관할 곳을 찾지 못하다가 생긴 일이다.

B씨는 “수출용 컨테이너를 싣고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도착한 후, 선박이 화물에 바로 실리지 않으면 터미널 안에서 보관할 곳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터미널 측은 위험물 장치(수출입 물품을 보세구역 안에 임시로 보관하는 작업)를 거부하기 일쑤”라며 “화물차 기사들을 불법으로 내몰고 있다”고 항변했다.

노동계는 위험물 컨테이너 외부 적치에 대한 형사 책임을 화물노동자에게만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 남재종 본부장은 “화주는 화물의 주인임에도 위험물 컨테이너의 안전한 보관에 드는 비용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터미널들은 규정에 따라 장치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천항은 가급 국가중요시설로 해양경찰청 관리에 따라 터미널 보세창고에 수용 가능한 위험물 기준이 결정된다. 위험물 등급이 높은 폭발성 위험물 컨테이너 등의 장치를 허용한 터미널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터미널을 관리하는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법에 따라 위험물 컨테이너 장치 건당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터미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해양수산청, 해양경찰, 화물노동자 등 여러 주체와 함께 개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