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이후에도 1달러 1430원선 유지
원자재 관세 인하·환율 안정화 정책 시급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 이후에도 환율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인천 수출기업들 사이 위기감이 돌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주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1달러당 1천435.5원을 기록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였던 지난 3일 밤 환율(1천410.1원)보다 25.4원 올랐다. 지난달까지 1천390원대 후반을 유지했던 환율은 이달 들어 계속 오름세를 보이며 1천430원을 넘어섰다.
국회가 지난 14일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하면서 환율이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지난 17일 한때 1천440원을 넘어서는 등 달러 강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환율 상승은 부품을 수입해 제조·가공한 완제품을 해외에 다시 내다 파는 인천지역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지역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5.6%, 3.0% 늘어난 7조6천485억원과 7조4천303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는데, 단기간 급등한 환율이 모처럼 찾아온 호재를 방해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르면 제품·원자재 수입 비용과 수출 판매 단가가 모두 높아진다. 기업 입장에선 장단점이 있다. 1달러가 1천원에서 1천500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1달러짜리 원자재 10개를 사는 비용도 1만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올라 비용이 늘어난다. 반대로 수출기업은 제품 10개를 팔았을 때 얻는 수익이 그만큼 늘어 이윤을 높이기 유리하다.

그러나 정국 혼란으로 한국 기업들이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외 고객사와 바이어 사이에서 커진 탓에 환율 상승 이점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8일 발표한 ‘수출 중소기업 긴급 현황조사’ 보고서를 보면, 조사에 응한 기업 513개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4개사(58%)가 ‘고환율로 인해 수입 원자잿값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반면 ‘고환율로 수출액 증가 등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답한 기업은 219개사(42%)였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은 오르는데 신규 계약이 중단되면서 향후 납품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인천의 한 전자기기 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납품 관계를 맺어오던 해외 고객사와 이달 초 신규 계약을 맺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계엄령 선포를 이유로 바이어가 한국에 오지 않았다”며 “내년 생산 물량을 결정하려면 계약을 빨리 마무리해야 하나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다”고 했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년 1월 미국 트럼프 정부 2기 임기 시작을 비롯해 국제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한국 경제와 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게 급선무이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외교·경제 정책의 공백이 일정 기간 불가피한 만큼 기업들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대내외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기업도 많은 상황”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원자재 수입 관세 인하와 환율 안정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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