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지구 발표 이후 해당 구역 대상 첫 설명회
“현 정부 주력 사업인데 차질 없을까” 불안감
낮은 사업성, 공공시행 방식 추진에 반신반의도

“1기 신도시 재정비는 현 정부 공약 사업이잖아요. 이런 상황인데 잘 시행될 수 있을까요?”
지난 18일 저녁 7시 산본신도시 선도지구 주민설명회가 개최된 군포시청 2층 대회의실. 발 디딜 틈 없이 구름 인파가 모여들었다. 대회의실에 미리 마련된 의자는 7시가 되기 전 이미 가득 차, 다수의 주민들은 선 채로 설명을 들어야 했다. 질의응답이 시작되자마자 불안감이 고스란히 묻어난 질문이 제기됐다. 이날 주민설명회엔 그간 군포시 등이 진행했던 산본신도시 재정비 설명회 중 가장 많은 주민들이 몰렸는데, 비상계엄·탄핵 정국 속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의 방증으로 보였다.
설명회는 군포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함께 진행했다. 1기 신도시가 소재한 지방자치단체 중 선도지구 선정 구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곳은 군포시가 처음이다. 산본 재정비 선도지구 선정 과정에서 군포시는 줄곧 LH 등이 재건축을 주도하는 공공시행 방식에 무게를 실었다. 공공이 주도하는 특성상 진행 과정이 투명하고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1기 신도시 5곳 중 산본만 유일하게 공공시행 방식에 동의한 구역에 가점 5점이 부여된 것은 이 때문이다. 산본 재정비 선도지구로 선정된 9-2구역과 11구역 역시 공공시행 방식에 동의한 소유주가 절반 이상을 넘겨 가점 5점을 받은 곳들이다.
이번 설명회도 LH 등이 주도하는 공공시행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분담금 규모, 획득 가능한 분양권의 수, 재건축을 마친 이후 입주할 주택의 면적과 위치 등 기존 설명회에서 꾸준히 제기됐던 질문들도 어김 없이 나왔지만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의 향방에 관한 질문들도 빠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LH 등은 “아무래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늘 설명회 자체가 당초 계획대로 잘 진행하겠다고 발표하는 자리다. 내년에 정비계획을 입안하고 정비구역 지정까지 준비하는 게 당초의 계획이었는데 예정했던대로 이뤄지리라 본다. 주민들과 함께 차질 없이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선도지구 선정이 이뤄진 후에도 다른 1기 신도시 지역과 달리 크게 훈풍이 불지 않는 점 등과 맞물려, 재정비 사업성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주민은 “분당은 이주 대책만 세우면 되는데 산본은 입주 대책도 세워야 한다. 재건축한 이후 일반 분양을 진행할 때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 있겠나”라며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내 공업단지 개선 사업 등과 연계 추진하는 방안을 건의하기도 했다. 산본의 현재 용적률(약 207%)과 기준 용적률(330%)을 비교하면 1.59배로, 1.7배에 이르는 분당보다 증가율이 크지 않다면서 용적률 개선 등을 통해 재정비 사업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 등도 나왔다.
선도지구에 선정된 두 구역 모두 과반의 주민들이 공공시행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동의했지만, 그럼에도 공공시행 방식으로 추진하는데 대한 혼란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듯 했다. 설명회에서 LH가 주도적으로 향후 일정을 제시한 데 대해 한 주민은 “GH(경기주택도시공사) 등도 공공시행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LH 외 다른 공공기관의 설명도 듣고 싶다”고 제안했다. 공공시행 방식은 공공기관이 단독 시행을 맡는 방식, 주민들이 꾸린 조합과 공동으로 시행하는 방식으로 나뉘는데 조합 공동 시행 방식 역시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는 주민도 있었다. LH 측은 “(1기 신도시 재정비처럼) 새롭게 맡는 재정비 사업의 경우 신속하게 진행해야 하는 점 등 때문에 공동 시행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군포시 미래도시지원센터 등은 다음 달 각 구역별로 2차 주민 설명회를 개최해 분담금 추정치 등 보다 상세한 내용을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설명회에 참석한 하은호 군포시장은 “산본 재정비 선도지구 선정은 지역 발전에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다른 도시보다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에 재정비된 단지에 주민들이 다시 입주하는 일정으로 계획했는데 최선을 다해 그 계획을 맞추려고 한다. 불협화음 없이 좋은 결과를 이뤄내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