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재치 더해 흥미로운 동물 소개

인간과 조금도 안 닮은 100종이지만

친근감 느끼는 등 ‘새 시각 발견’ 재미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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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닮은 동물 사전┃요안나 바그니에프스카 지음. 김은영 옮김. 월북 펴냄. 340쪽. 2만3천원

지구 상에 존재하는 생물 종 수는 대략 1억6천만 종으로 추정되고, 그중 생물 온라인 데이터 베이스에 등록된 동물 종 수는 약 140만 종이다. 이렇게 수많은 동물 중 사연 없는 동물은 없다. 옥스퍼드 출신 동물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요안나 바그니에프스카의 신간 ‘나를 닮은 동물 사전’은 저자 특유의 유머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이렇듯 흥미롭고 재미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신기하고 괴상하기로 유명하거나 너무 독특해서 아무도 몰랐던 동물 100종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구성으로 이뤄져 있다. 진흙 위를 기어 다니는 말뚝망둥어가 ‘땅’에 사는 동물들과 나오고, 위협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면 위 2m까지 활공이 가능한 오징어가 ‘하늘’에 등장한다. 또 얼굴에 생활하는 ‘모낭충’까지 당당히 100종 동물에 이름을 올렸다.

저자는 동물들의 재미있는 특징만 가려 뽑아 위트와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펼쳐놓는다. 이러한 독특한 동물 설명을 받쳐주는 아주 현실적인 모습의 동물 일러스트도 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책의 가장 큰 재미는 인간과 조금도 닮지 않은 100종의 동물 중에 나와 가장 닮은 동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게 귀찮아 7년간 제자리에 앉아 있는 동굴도롱뇽붙이, 다른 새의 언어를 따라 하며 사는 꿀빨이새 등은 친밀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저마다 살아가는 동물들을 보면 결국 ‘정답’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인 동물들의 태도는 우리에게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시각을 전한다. 책은 새로운 것이 있을까란 의문이 드는 시대에 여전히 새로운 존재를 만날 수 있다는 기쁨과 어떠한 삶을 살아도 괜찮을 것이라는 동물들의 위로가 한 편의 여행기처럼 이어진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