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권 쓰고 재계약 작년 16.9%
올 23.7%… 월세가격 상승 여파
“아파트 중심 공급… 불안 가중”
경기도 빌라(연립·다세대)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기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이하 갱신권) 사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전세사기 우려 속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 가격이 높아지면서 갱신권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 1월부터 지난 16일까지 경기도 빌라 임대차거래는 6만3천747건으로 이중 재계약이 성사된 건수는 9천219건(14.5%)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임대차계약에서 재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12.9%로 전년보다 1.6%p 늘어난 수치다.
재계약 중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줄었다. 지난해 8천371건의 재계약 중 갱신권을 쓴 건수는 2천538건(30.3%)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재계약 9천219건 중 갱신권 사용이 2천114건(22.9%)에 그쳤다. 전년대비 7.4%p 늘어난 것으로 재계약 5건 중 1건만이 갱신권을 쓴 것이다.
다만 월세 재계약에서 갱신권 사용 비중은 증가세다. 올해 갱신권을 쓴 2천114건의 재계약 중 월세는 502건(23.7%)이었다. 지난해 갱신권 중 월세는 430건(16.9%)으로 지난해보다 월세 비중이 6.8%p 늘었다.
통상 2년인 임대차 계약에 갱신권(2년+2년)을 사용하면 2년 더 거주할 수 있어서다. 임차인이 갱신권을 사용하면 전·월세 상한제에 따라 임대료를 직전 계약의 5% 이내로만 상향할 수 있다. 전세사기 우려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로 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월세 위주로 갱신권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일례로 수원시에 위치한 전용 70.8㎡ 빌라 또한 갱신권을 사용했는데, 기존 1억5천만원짜리 전세계약이 보증금 4천만원, 월 임대료 55만원으로 변경됐다.
전문가들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만큼 월세 시장 불안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특히 빌라는 주거취약 계층이 많다. 전세 사기 우려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내겠다는 것”이라며 “전세 수요가 월세로 넘어가면서 가격이 오르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결국 수요는 늘어나는데,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 중심으로만 공급되다 보니 월세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