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본예산’ 처리 불발

 

“윤석열 정부 재정정책 탄핵해야”

민생회복지원금·금융정책도 제시

 

준예산 거론 상황 중앙이슈만 매몰

“道나 잘챙겼으면”… 민주당도 부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제 재건 제안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제 재건 제안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19일 경기도 본예산 처리가 불발되면서, 예산 처리가 지연돼 민생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걱정이 크다.

경기도 예산 처리 불발에는 경기도의회 여·야의 갈등 구도는 물론 내년 조기 대선 가능성에 따라 ‘플랜B’로 주목받으며 대권 행보에 나선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한 견제 등 복잡한 정치 역학이 얽혀 있다.

■ “尹 재정정책 탄핵해야” 연일 목소리 높이는 김동연 지사

김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을 탄핵해야 한다”며 30조원 이상 규모의 ‘슈퍼추경’을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초대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던 김 지사가, 비상계엄령 사태와 탄핵 국면을 맞아 흔들리고 있는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중앙정부에 제안한 것이다.

이날 김 지사는 추경 촉구와 함께 민생회복지원금 추진, 한국은행 기준금리 0.5%p 인하 등 금융 정책까지 제시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 탄핵까지 시간이 걸린다. 하루빨리 경제정책, 재정정책을 탄핵해야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다”며 ‘신속·충분·과감’의 원칙을 강조했다.

실제 김 지사의 행보와 시선은 비상계엄 이후 중앙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같은날 김 지사는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대권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의 불확실성을 빨리 걷어내기 위해 빠른 탄핵, 그에 따른 정치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 건 맞지만 지금 저의 정치적 거취문제를 신경쓸 때가 아니다. 혼란을 가장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도 김 지사는 “이재명 대표에 대해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라며 “내란 단죄, 경제 재건, 대한민국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경기도의회 여야 간 의견 대립이 깊어지면서 경기도 본예산 처리가 불발됐다. 19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9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가 비어있다.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기도의회 여야 간 의견 대립이 깊어지면서 경기도 본예산 처리가 불발됐다. 19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9회 정례회 제7차 본회의에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가 비어있다.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곱지 않은 시선 도의회 국민의힘. 예산 처리 악영향?

그러나 경기도의회에서 이를 탐탁지 않아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의 내년도 본예산안 심의도 지연돼 준예산까지 거론되는 상황인데, 김 지사가 중앙 이슈에만 매몰돼 있다는 것.

김 지사는 도의회 예결위 여야 소위 심의가 한창인 지난 17일 “국민의힘,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 아닌가”라는 비판을 가했고, 이날도 “윤석열 정부의 재정정책을 탄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정부·여당에 강한 비판을 연일 쏟아내는 김 지사에 대해, 경기도 야당격인 도의회 국민의힘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발언들이 예결위 주도권을 잡고 건전재정을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치열한 줄다리기를 하는 민주당에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예결위에서도 삭감 규모와 대상 선정을 두고 여전히 여야 간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정호(광명1)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김 지사가) 경기도나 잘 챙겼으면 좋겠다”며 “준예산이 가든말든 관심도 없는 것 같다. (상황이 이런데) 자꾸 중앙만 쳐다보는 건 맞지 않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고건·이영지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