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원동 예비군훈련장 이전 대상지 선정

21일 아일랜드캐슬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의정부 예비군훈련장 부지 선정 시민공론장에서 사회자가 시민참여단의 이전 대상지 투표 결과를 읽고 있다. 2024.12.21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21일 아일랜드캐슬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의정부 예비군훈련장 부지 선정 시민공론장에서 사회자가 시민참여단의 이전 대상지 투표 결과를 읽고 있다. 2024.12.21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호원동 예비군훈련장 이전 문제를 고민한 의정부시민들은 최적의 이전 대상지를 자일동 일원으로 결정했다.

의정부 예비군훈련장 부지 선정 시민공론장 시민참여단은 21일 아일랜드캐슬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차 시민토론회에서 투표를 통해 이같이 정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참여단 50명이 모두 참여한 투표에서 자일동 부지는 31표(62%)를 얻어 과반을 넘겼다. 이어 가능동 통신대대 부지 15표(30%), 호원동 기존 부지 3표(6%), 무표 1표(2%) 순이었다.

자일동 부지는 사유지 비율이 82.8%에 달해 다른 후보지에 비해 이전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었다. 또 자일동에는 이미 자원회수시설, 변전소 등 주민기피시설이 위치해 있어 피해가 중복된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배경에도 시민들이 자일동을 선택한 데에는 인프라 개선 등을 위해 전폭적인 시의 지원이 필요한 지역이라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 예비군훈련장 이전 대상지에 주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지원대책을 약속한 만큼, 이번에야말로 개발이 필요한 자일동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특별한 보상을 하는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인 것이다.

또 자일동의 일부 토지주가 적극적으로 유치 의지를 밝힌 점과 다른 후보지의 경우 주민들이 격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시민참여단은 추후 예비군훈련장을 조성할 경우 도로확장·셔틀버스 운영 등으로 교통체증 문제를 해소해 줄 것과 자일동 지역에 인센티브 제공을 조례로 정할 것 등을 시에 주문했다.

시는 자일동 부지에 예비군훈련장 기부대양여 사업을 추진하면 다른 부지에 비해 사업비 상승과 보상 협의 등으로 인한 장기화의 우려가 따르지만, 시민들의 결정을 존중해 모두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김동근 시장은 “예비군훈련장 이전 문제를 공론장으로 풀겠다고 결정했을 때부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어떤 리스크가 따르든 이행할 생각이었다”며 “시민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숙의한 결과를 믿는다”고 말했다.

21일 아일랜드캐슬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의정부 예비군훈련장 부지 선정 시민공론장에서 사회를 맡은 박태순 한국공론포럼 대표가 결과를 취합한 합의문을 시민들과 살펴보고 있다.  2024.12.21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21일 아일랜드캐슬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의정부 예비군훈련장 부지 선정 시민공론장에서 사회를 맡은 박태순 한국공론포럼 대표가 결과를 취합한 합의문을 시민들과 살펴보고 있다. 2024.12.21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한편, 지난해 자원회수시설 문제를 시민공론장으로 해결한 경험이 있는 의정부시민들은 이번 예비군훈련장 공론장에서도 성숙한 민주의식과 뛰어난 주민자치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자발적인 신청으로 선발된 시민참여단은 사전 자료를 학습한 뒤 2주에 걸쳐 심도 깊은 토론을 벌였다. 주제별로 조별 발표를 하거나 투표를 하는 방식으로 결과를 취합했다.

시민참여단은 하루 종일 진행된 토론에도 지친기색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물론 생각이 다른 상대방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공론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전 대상지를 투표로 정하고 나선 자일동 주민들에게 위로와 감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공론장 결과가 나온 뒤 현재 예비군훈련장이 위치한 호원동에 사는 90대 노인은 ‘감사하다’며 모두를 향해 큰 절을 하기도 했다.

공론장에 참여한 한 시민은 “시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내가 영향을 끼쳐 매우 뿌듯했다. 마지막엔 큰 감동을 느꼈다”며 “공론장을 위해 공부하고 고민한 모든 시간이 값진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