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약 조직의 지시를 받고 국내로 입국해 마약을 운반하려 한 외국인들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인천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박성민)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 혐의로 말레이시아 국적 A(33·남)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대만인 B(36·여)씨와 일본인 C(53·남)씨도 구속 기소됐다. 이 중 A씨는 지난달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지난 8월27일 서울 한 에어비앤비(공유 숙박 플랫폼) 숙소에서 사탕으로 위장한 필로폰 995.14ｇ을 국제우편물로 받아 국내에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지난달 28일 안산시 상록구 한 야산에 묻혀있는 필로폰 598.3ｇ을 수거한 혐의를, C씨는 지난달 4일 인천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필로폰 약 1㎏을 받아 운반하려고 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A씨 등이 운반하려 한 마약은 총 2.6㎏(시가 7억8천만원 상당)으로 8만6천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들은 각각 국제 마약 조직의 지시를 받고 운반책인 일명 ‘드라퍼’로 활동하기 위해 국내로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마약 소분을 위해 1회용 지퍼백 수백 개와 100ｇ 중량 무게추 등을 미리 준비하거나 수시가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발, 선글라스 등을 활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는 국내 조직이 해외 발송책에게 마약류를 주문한 후 이를 수령해 유통했으나, 최근에는 국제 마약 조직이 직접 조직원을 국내에 침투시키고 있다”며 “범행 직전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이나 국내에서 장기 체류한 외국인에 비해 신원 특정이나 동선 추적이 어려운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경찰, 세관, 국정원 등으로 구성된 인천지역 수사실무협의체는 공조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마약 유통·판매책뿐만 아니라 동종 수법의 밀수까지 수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