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이재명 37%로 독주

반사이익 가라앉고 유죄 선고땐

정치·대선 판세 여지없이 달라져

‘李 신뢰’ 41%… ‘신뢰 안 해’ 51%

냉정히 보면 신랄한 검증의 시간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이제 헌법재판소의 시간이다. 탄핵 심판의 시간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은 대통령 권한대행 직책을 맡게 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이 대표는 2022년 대통령 선거 후 줄곧 윤 대통령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하자마자 바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고 연이어 국회 다수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정치적 주도권은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이 대표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장 큰 이유로 이 대표를 겨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야당이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라며 광란의 칼춤을 춘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대선 결과를 승복하지 않은 것”이라며 대선 후부터 현재까지 무려 178회에 달하는 대통령 퇴진, 탄핵 집회가 임기 초부터 열렸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마비시키기 위해 정부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수십 명의 정부 공직자 탄핵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직격한 민주당의 이 대표는 역설적으로 지금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떠올랐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7~19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5.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은 결과(자유응답), 민주당 이 대표 37%,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각각 5%,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3%,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승민 전 의원 각각 2%,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우원식 국회의장 각각 1%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35%였다. 이 대표가 압도적이다. 탄핵 심판 국면의 결과로 이 대표가 추가 부상했고 한 전 대표는 홍 시장과 경쟁력이 같아졌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에서 이 대표의 독주와 부상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는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유권자들의 평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당장 높은 차기 대선 후보자 지지율 조사의 결과도 탄핵 심판 국면의 정치적 반사 이익이 가라앉고 공직선거법 2심이나 쌍방울 대북 송금 재판 등에 유죄 선고가 내려지거나 스모킹건(Smoking Gun)이 발표되는 경우 정치 판도나 대선 판세는 여지없이 달라진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10~12일 실시한 조사(전국 1천2명, 응답률 15.8%)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신뢰하는지, 신뢰하지 않는지’를 물어보았다. ‘신뢰한다’는 의견은 41%,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신뢰한다는 의견보다 10% 더 많은 51%로 나왔다. 탄핵 심판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반사 이익을 얻고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에 대한 신뢰 수준이 절반이 채 되지 못했다. 호남을 제외하고 전 지역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와 50대를 제외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신뢰한다 42%, 신뢰하지 않는다 49%로 나왔다. 다른 인물과 함께 아닌 이 대표만 놓고 신뢰와 미신뢰 평가를 물어 보았는데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체로 더 많은 결과다.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대표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이 올라가지도 않는 상태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일정과 별개로 국민들의 그리고 유권자들의 이 대표에 대한 사법 검증은 일단락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또 다시 도덕적이고 사법적인 결함으로 좌초하는 지도자가 나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더욱 복잡하고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결코 이 대표의 독무대가 아니다. 냉정하게 보면 신랄한 검증의 시간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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