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스포츠 급부상

 

도내 회원수 4년간 ‘369% 증가’

“또래와 즐겨” 퇴직후 교류기회

비용 부담 적어… 대회만 60여개

노년 세대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는 복지와 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로 인한 지역 주민 간 갈등과 환경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파크골프장.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노년 세대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는 복지와 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로 인한 지역 주민 간 갈등과 환경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파크골프장.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최근 노년 세대 사이에서 파크골프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노인복지와 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로 인한 지역 주민 간 갈등과 환경문제도 대두된다. 파크골프 열풍의 이유와 그 이면에 감춰진 문제점들을 짚어본다.

양평군에 사는 박송화(64)씨는 추운 겨울에도 1주일에 4~5번은 파크골프 필드에 나선다. 그는 퇴직 후 인간관계가 줄어 고민하던 찰나, 또래 노인들이 모여 즐기는 운동이 있다는 지인의 소개로 파크골프를 시작했다. 박씨는 “(파크골프는) 관절에 무리도 가지 않고, 2천원만 내면 동네 구장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어 노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했다.

파크골프가 노년층의 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다. 파크골프는 공원(park)와 골프(golf)의 합성어로, 공원에서 치는 골프다. 한 홀 길이가 100m 이내로 일반 골프장(200m 이상)보다 짧고, 6홀에서 18홀 규모로 구성된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탄생한 파크골프는 2000년대 초반 국내로 들어왔고, 최근 노년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동호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3일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전국 회원 수는 2020년 4만5천478명에서 지난해 14만2천664명으로 4년간 214%가량 늘었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같은 기간 2천217명에서 1만398명으로 무려 369%가량 증가했다. 협회 회원의 나이대는 60~70대가 대부분이다.

퇴직 후 관계 단절을 겪는 노인들에게 교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은 파크골프의 대표적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도내에는 약 300개의 파크골프 클럽이 있고, 클럽마다 20~100명의 회원들이 속해 있다. 하남시 팔당클럽에서 활동하는 박택헌(70)씨는 “혼자보다는 클럽 회원들과 어울려 치는 게 파크골프의 주류 문화”라며 “또래 회원들과 웃고 떠들면서 라운딩하는 게 즐거워 구장에 자주 나간다”고 했다.

노년 세대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는 복지와 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로 인한 지역 주민 간 갈등과 환경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파크골프장.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노년 세대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크골프는 복지와 건강증진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로 인한 지역 주민 간 갈등과 환경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사진은 19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파크골프장. 2024.12.19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경제적 부담이 적다는 것도 노년층의 접근성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파크골프는 30만~50만원대 전용채 하나면 경기에 참여할 수 있어 일반 골프에 비해 장비 비용이 적게 든다. 또 파크골프장 대부분이 지자체에서 직영이나 위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지역주민은 무료 또는 5천원 미만의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다.

올해만 전국에서 약 60개의 대회가 열린 파크골프는 최근 심판이나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이도 늘어나면서 취미를 넘어 하나의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일 열린 대한파크골프협회장 선거에 나선 입후보자 모두 ‘전국체전 종목 정식 채택’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강덕모 세종대 산업대학원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파크골프는 실내 스포츠인 게이트볼보다 자연친화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노인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며 “노인들이 생활스포츠를 통해 인지·신체 기능을 높이면 복지비용 절감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주영·김태강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