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나경원(왼쪽)-윤상현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2.24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윤상현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2.24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명태균 씨의 이른바 ‘황금폰’에서 윤 대통령과 명씨가 나눈 통화 녹음 파일 중 2022년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이 등장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명씨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포렌식 해 얻은 자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이 녹음 파일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월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명씨가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한 내용 사이에 중간에 빠진 부분이 추가로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민주당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서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고,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당시 명 씨는 이 내용을 누군가 녹음을 해서 민주당에 전달한 것 같다며 실제 내용과 다르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검찰이 이번에 확보한 녹음 파일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이 두 대화 사이의 추가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명씨에게 “당에서 중진들이 자기들한테 맡겨 달라고 하더라. 내가 말을 세게 했는데”라고 말하자, 명씨는 “박완수 의원과 이준석, 윤상현도 다 (김영선 공천을) 해주려 합니다”고 대답했다. 이어 명씨는 “윤한홍, 권성동 의원이 (공천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 한 말씀 드리면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 없었습니다”라고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이 “알았어요.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헀고, 명씨는 “진짜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윤 의원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을) 보고한 적 없다”며 부인해왔다.

아울러 이날 윤 의원에 대한 녹취록이 민주당에 의해 하나 더 추가로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상조사단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공천개입 및 명태균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24.12.24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상조사단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공천개입 및 명태균 씨의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24.12.24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날 윤 의원이 명 씨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 외교부 장관 인선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정황이 포착됐다고 관련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에 따르면 명씨는 김영선 전 의원에게 “윤상현과 아까 통화했는데 내가 ‘형님, 원내대표 나가라’고 했더니, 자기가 외교통상부에서 어떻고, (관련 이력이) 13년 됐고 막 떠들더라”면서 윤 의원이 명 씨에게 장관직 청탁을 했다고 민주당은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상현, 尹당선 직후 명태균에게 외교장관 청탁?’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나 윤 의원은 즉각 기자들에게 “저는 외교부 장관을 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저는 여러 가지로 입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낭설”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부탁에 대해서도 “허황된 주장”이라며 “대통령이 김 전 의원 공천을 주라고 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