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 독자위 11월 모니터링 요지
청년 농부들이 겪는 어려운 현실 잘 다뤄
경기도 중·고교 공학 전환 조명 흥미로워
안양 석수동 일대 개발 심층 취재 요청을
경인일보는 지난 16일 수원시 팔달구 경인일보사 3층 대회의실에서 지난달 보도됐던 기사들을 평가하는 독자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는 황의갑(경기대 교수) 위원장을 비롯해 유혜련(법무법인 정직 변호사), 조용준(수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 위원 등 3명이 참석했다. 문점애(전 화성금곡초 교장) 위원은 서면으로 의견을 보냈다.
위원들은 먼저 노인들이 면허를 반납하지 못하는 이유를 다룬 <[老 NO 면허? part1]> 기획보도에 호평을 내렸다. 조용준 위원은 “노인 운전자의 급발진 사고가 발생하면 이후 관련 사건을 훑어보는 식의 기사가 많은데 이 보도는 기자가 노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심층적으로 취재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유혜련 위원도 “고령자들의 입장에서 차량을 운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뤄 좋았다”며 “결국 이러한 사정에 맞게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걸 강조하는 좋은 기사였다”고 평했다.
청년농부들이 겪는 어려움을 다룬 <[경인 WIDE] 빚쟁이 전락한 청년농부 성공신화 꿈>(11월25일자 1·3면 보도)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황의갑 위원장은 “청년들이 과학 기술을 활용한 농업 분야에 뛰어드는 게 농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생각했는데, 높은 땅값과 충분치 못한 공공지원자금으로 어려움이 크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며 “미국은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생각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많은데, 한국은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북돋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기사”라고 평했다.
조용준 위원은 “농사만 짓고서는 살기 어려운 농업의 현실을 잘 보여준 것 같다”면서도 “귀촌한 사람들 중에는 지역 텃세로 어려움을 겪어 귀촌을 접기도 하는데, 작물 생산 등 경제적인 측면 이외의 부분에서 청년 귀촌의 어려움을 함께 살폈으면 보다 입체적이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독자위원들은 <[경인 Pick] 경기도내 중·고교 性 떼고 ‘공학’으로 뭉친다>(11월25일자 2면 보도)에 대해 소재가 흥미롭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냈다.
황의갑 위원장은 “동덕여대를 포함한 여대 학생들이 공학 전환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과 달리 중·고등학교는 호응도가 높은 등 다른 분위기라는 게 특이했다”며 “여대 학생들은 여대라는 정체성을 중요하게 여겨 반대하는 것 같은데, 대학교와 중·고교의 전환을 둔 차이점을 명확히 다뤘어도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문점애 위원도 “중·고교에서 단성 학교가 사라지고 공학이 증가하는 원인과 추이 등을 독자에게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며 “특히 적절한 삽화를 활용해 변화하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고 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평가가 이어졌다. 조용준 위원은 <납북가족의 절규, 접경주민은 비명… 피해자만 싸웠다>(11월1일자 1면 보도)에 대해 “대북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기존에는 납북가족, 주민, 정부 관련 주체 3곳 가운데 1곳의 시각만 조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나의 현장을 다각적으로 다룬 구성이 돋보였다”고 했다. 문점애 위원은 <“비장애인 교원 형평성” 이유로… 경기도교육청, 장애교원 전보 우대 외면>(11월13일자 7면 보도)을 두고 “경기도교육청이 장애교원을 인사·전보 시 우대해야 한다는 상위 지침에 맞게 인사 규정도 개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아쉬운 평가도 있었다. 조용준 위원은 <[경인 WIDE] 문화재 지키려다 ‘삭아가는’ 안양 석수동 일대>(11월11자 1·3면 보도)에 대해 “문화재 인근 지역의 개발이 어려운 건 관련법에 따른 것이고, 주민들도 개발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저렴하게 들어와 살고 있는 건데 주민들의 시각만 담긴 것 같다”며 “문화재보호법을 해지하는 건 순리에 맞지 않는데 대안이 아쉽다”고 했다.
유혜련 위원은 <[경인 Pick] 정상 체중엔 처방 불가… 소문난 ‘위고비’의 실상>(11월5일자 2면 보도)에 대해 “당시 위고비 처방 관련 기사가 유행처럼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며 “조건에 맞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위고비가 처방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광고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함께 살펴봤으면 차별화된 기사가 됐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제목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조용준 위원은 <성탄도 아닌데… 길 잃은 ‘루돌프’ 잇단 포획>(11월11자 7면 보도)을 두고 “기사 내용은 사슴이 등장했다는 사건을 단순히 묶은 건데, 제목을 유쾌하게 뽑은 센스가 좋았다”고 평했다. 유혜련 위원은 <이재명 재판 1승1패 ‘소강 국면’… 여야 “민생 챙긴다”>(11월26일자 4면 보도) 제목에 대해 “이전 재판에서 위증죄는 유죄가 나왔는데 소제목에서도 이 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건 의문”이라며 “1승1패라는 정치적인 제목으로 인해 재판이 마치 야당의 입김이 세서 이겼다는 뉘앙스로 읽혀 사법시스템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낮출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