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남동·부평구 등 5개 지역
내달 1일부터 봉투값 인상 결정
편의점 등에선 수량 제한 판매
온라인사이트선 일부 용량 품절
“단 1천원이라도 헛돈을 쓰지 않으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쓰레기 봉투까지 오른다니요.”
내년부터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이 인상된다. 시민들은 장보기가 무섭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모(인천 연수구·60)씨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불필요한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까 싶어 계산 전에 장바구니를 꼭 점검한다”며 “쓰레기 봉투 가격이 몇 백원 차이라고 하지만, 지금처럼 고물가 시대엔 1천~2천원 차이도 체감이 크다”고 했다.
최모(인천 남동구·68)씨는 “내년부터 분리수거를 더 철저하게 해서라도 쓰레기 봉투 구매 빈도를 줄여야겠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생필품 가격이 모두 올라 서민들이 점점 살기 힘들어 지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인천 연수구,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옹진군 등 5개 지역에서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이 인상된다. 인상 금액은 10원(3ℓ)~ 470원(75ℓ)다. → 표 참조
지난달 인천지역 생활물가지수는 117.36을 기록하는 등 인천 지역 물가는 상승하고 있다. 생활물가지수는 2020년 물가(100)를 기준으로 구입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작성됐다.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종량제 봉투 가격까지 오르면서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쓰레기 봉투를 사두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매장에선 판매 수량을 제한했다.
26일 오전 11시께 찾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 한 슈퍼마켓.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대량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묻자 주인 김모(60)씨는 “대형 쓰레기 봉투는 1묶음(10장)만 구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최근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대량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는 김씨는 “내년부터 쓰레기 봉투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사무실이나 가게에서 주로 쓰는 50ℓ짜리 대형 쓰레기 봉투 100장을 구매하고 싶다는 손님들이 있었다”며 “쓰레기 봉투를 많이 들여오지 못하는 탓에 한 손님 당 1묶음(10장)으로 제한해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찾은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편의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편의점 점주는 “5ℓ 또는 10ℓ짜리 가정용 쓰레기 봉투를 200매씩 한꺼번에 구매하는 손님들이 최근에 늘었다”며 “손님들에게 구매 제한을 따로 하고 있진 않아 재고가 많이 남진 않았다”고 했다
일부 지역에선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종량제닷컴’에는 ‘인천 연수구와 남동구의 종량제 봉투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상품 구매를 제한한다’는 공지가 생겼다. 연수구 일반쓰레기 종량제 봉투는 5ℓ를 제외하고 10·20·50·75ℓ 봉투가 품절됐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