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국회 통과… ‘전면 도입’ 제동
전국교육감협 반대 입장문 불구
인천·서울·세종 등 6곳 격하 찬성
이주호 장관 “재의요구권 제안”

내년 새 학기 도입될 예정이던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Artificial Intelligence Digital Textbook)’가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지위가 낮아진다.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AIDT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 시행 시기는 공포 후 즉시다.
정부는 AIDT를 내년 새 학기부터 모든 학교에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했다. 내년 초3~4·중1·고1을 대상으로 영어·수학·정보 과목을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과목과 학년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법안이 통과되면서 보급을 앞둔 AIDT는 교과서가 아닌 참고서 수준의 교육자료로 지위가 떨어지게 됐다. 또 모든 학교가 이용해야 하는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각 학교별 판단에 따라 AIDT 활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AIDT가 교육자료로 규정되면서 AIDT 활용률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을 비롯해 전국 6개 시도교육청은 AIDT 전면 도입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지난 2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으나, 이는 다수 교육감 동의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교육감을 비롯해 서울·세종·경남·울산·충남 교육감은 법 개정안에 찬성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입장문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인천시교육청은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AIDT 도입 과정에서 교원 등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또 종이 교과서 대비 5배 안팎의 높은 비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원단체들도 꾸준히 AIDT 도입을 반대해 왔다. 전교조 등 126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하는 ‘AI디지털교과서 중단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환영한다”고 했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 의존성 심화, 교육격차 심화, 학생의 문해력·집중력 저하, 개인정보·학습정보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개정안이 의결된 후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 장관으로서 재의요구를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