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여객기 불시착 사고로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신원확인이 늦어지며 유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전남소방본부가 무안공항 청사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진행한 현장 브리핑에서 “항공기는 전파된 상황으로 현재 파악된 사망자들은 임시 영안실에 안치 중이며 유가족과 협의 후 장례식장으로 이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원 확인을 묻는 유가족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국토부 측은 “신원은 확인 중에 있으며 현재 5명 가량 확인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신원 확인이 된 사망자가 있다는 말에 유가족들의 항의가 커졌고 이름과 나이 등 사망자 신상을 발표했다.
사고 유가족들은 탑승자 신원 파악이 늦어지는 데 대해 제주항공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남소방본부는 “총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소방본부는 “동체는 거의 파손됐고 사망자들도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며 “유해 위치를 확인해 수습하고 있어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번 사고 원인으로 “새 떼와의 충돌 등이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9시 5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고, 전체 탑승자 가운데 승무원 2명만 구조돼 목포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이중 소방에서 현재까지 파악한 인원은 92명으로, 사망자 85명을 수습하고 현장에서 추가 사상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과 제주항공 직원 등 총 181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전남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든 관계기관이 협력해 구조와 피해 수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점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