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미등록… 양성화로 ‘달콤한 농가’
기후위기로 꿀벌 잇단 폐사
정재호 의원 발의 보호 관리
경기 등 타 시·도 이미 시행
신품종 개발·해충 방제 사업
“기후위기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인천시민이라면 이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천에도 양봉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농가들이 있다. 인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남동구가 처음으로 꿀벌 양성을 위한 조례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남동구의회 정재호(국·가선거구) 의원이 발의한 ‘남동구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지난달 7일 시행됐다. 이 조례는 생태계 유지와 보전에 도움을 주는 꿀벌 보호·관리를 위해 남동구 내 양봉산업 농가를 육성하고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됐다.
전국적으로 이상기후 등으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앞서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2022년 월동 중인 꿀벌 약 78억마리가 폐사했다고 추정했다. 꿀벌이 사라지면 과일, 꽃, 작물 등의 수분이 어려워지고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앞서 강원, 전북, 충북, 경기 등 타 시·도에서도 양봉산업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마련했다.
남동구에는 31개 양봉농가가 운영되고 있다. 조례 제정 당시 지자체에 등록된 농가는 8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3곳은 미등록된 상태였다. 이 조례는 미등록된 농가를 양성화해 지역 양봉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지원하려는 목적이 있다.
조례에 따르면 남동구는 양봉산업의 지원방향과 목표, 지원, 전문인력 양성 방안 등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또 양봉산업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구체적인 지원 사업으로 ▲토종벌 및 꿀벌 신품종 육성·보급 사업 ▲양봉산업 품질 개선·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사업 ▲꿀벌 및 양봉 산물·부산물의 유통·판매사업 ▲양봉산업 활성화를 위한 밀원식물 식재사업 ▲꿀벌의 병·해충 방제 사업 ▲양봉농가의 경영 안정에 관한 사업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농업인, 소비자 등 교육·훈련산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정재호 의원은 “남동구는 어업, 농업, 축산, 양봉까지 다양한 산업군이 있는 지역”이라며 “기후위기 등으로 사라져 가는 꿀벌을 지키기 위해 양봉산업을 지자체가 지원해야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소수의 농가일지라도 양봉 산업은 지역 환경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지원해 지역사회 경제와 환경에 두루 도움이 되고자 조례를 제정했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