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자회사 환경미화직 1200여명 처우개선 파업 최다 참여

사측, 필수유지업무 신청 철회 후 재추진… 제도 악용 지적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구역에서 열린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장에서 한 환경미화노동자가 청소를 하고 있다. 2024.11.2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달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확장구역에서 열린 ‘인천공항 4단계 그랜드 오프닝’ 행사장에서 한 환경미화노동자가 청소를 하고 있다. 2024.11.2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열악한 처우 개선에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인천국제공항 청소노동자들이 ‘노동권 제한’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인천공항시설관리·인천공항운영서비스·인천국제공항보안 등 인천국제공항공사 3개 자회사 소속 노동자는 약 9천명이다. 이 중 청소노동자(환경미화직)가 1천200여 명으로 가장 많다. 자회사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 환경과 처우를 개선해달라며 올여름 진행한 파업에도 청소노동자가 가장 많이 참여했다.

인천국제공항보안 소속 노동자들은 관련 법(경비업법)상 쟁의권을 확보할 수 없고, 인천공항시설관리 업무 일부도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돼 있다. 필수유지업무는 ‘필수공익사업’에 속한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로, 파업 등 쟁의 행위가 제한된다.

필수유지업무 등의 영향으로 청소노동자를 포함한 교통관리직, 순환버스 운전직 등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소속 노동자들이 파업 등 노동권 행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측(인천공항운영서비스)이 지난해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소속 업무 전체를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해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사측은 노조 반발이 이어지자 6개월 만에 계획을 철회했다. → 표 참조

최근 사측은 1년 여 만에 다시 청소노동자를 포함한 업무 일부의 필수유지업무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청소노동자가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된 사례가 없어 지노위가 사측의 결정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이에 사측이 노조 압박 수단으로 필수유지업무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은성 샛별노무사사무소 노무사는 “사측 입장에서는 환경미화직이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잃을 게 없다”며 “지정 시도만으로도 노조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 1여객터미널에서 한 환경미화노동자가 청소도구를 실은 카트를 밀며 이용객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공항 제 1여객터미널에서 한 환경미화노동자가 청소도구를 실은 카트를 밀며 이용객들 사이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지난달에는 인천공항공사가 환경미화직 등을 민간 위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다가 중단하기도 했다. 노조는 공사의 이 같은 움직임도 노동권 제한 시도라고 보고 있다. 공사 의뢰로 ‘위탁사업 구조 개선 및 자회사 경쟁력 강화 방안’ 연구용역을 수행한 국내 한 회계법인은 자회사 노동조합 가입률이 높아 파업, 쟁의 등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도 업무를 민간 위탁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주진호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시설, 보안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이미 쟁의 행위가 어려워 쟁의 행위가 가능한 인천공항운영서비스 노동자들이 타깃이 된 것”이라며 “업무가 민간 위탁되면 교섭권을 갖고 있는 노조가 쪼개지는 등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인천공항운영서비스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대체 시설이 없는 국제공항으로,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들의 최소 생활권 보장을 위해 필수유지업무 지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지노위 판정 후 노사 간 이견이 있다면 다시 조율해보겠다”고 말했다.

/변민철·송윤지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