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1분 뒤 조종사 “메이데이”
랜딩기어 미작동… 외벽 충돌
음성기록장치 추가 확보 시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관제탑의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경고로부터 조종사의 ‘메이데이’ 선언 이후 비상 착륙 시도와 사고 발생에 이르기까지 6분 남짓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7분께 무안공항 관제탑은 사고기에 조류 충돌을 경고했고, 이어 1분 후인 오전 8시58분께 사고기 기장이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다. 이후 사고기는 오전 9시께 당초 착륙해야 하는 방향(01활주로)의 반대 방향(19활주로)을 통해 착륙을 시도했고, 이후 오전 9시3분께 랜딩기어가 내려지지 않은 채 동체착륙하다 활주로 외벽에 부딪혀 참사로 이어졌다.
국토부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처음 착륙을 시도하다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주자 얼마 뒤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했다”며 “당시 관제탑에서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착륙 허가를 줘서 조종사가 수용한 뒤 다시 착륙하는 과정에서 활주로를 지나 외벽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사고기를 운항했던 2명의 조종사는 기장 6천823시간, 부기장 1천650시간의 비행 경력을 갖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사고기의 2가지 블랙박스 중 비행기록장치의 수거를 마쳤고, 나머지 음성기록장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확보를 시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짧은 활주로가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무안공항 활주로는 2천800m로, 그 전에도 항공기가 운행했다”고 일축했다. 실제 무안공항 활주로는 인천공항(3천750~4천m)이나 김포공항(3천200~3천600m)에 비해선 짧지만, 다른 국제공항인 청주공항(2천744m)이나 대구공항(2천755m)보다는 긴 편이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