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서 181명 태운 제주항공기

동체착륙 중 외벽과 추돌 추정

승무원 2명 구조, 병원서 치료

 

조류 충돌·랜딩기어 오작동 등

국토부, 정확한 사고원인 조사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탑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오후 8시 현재 177명이 숨지고 2명이 구조됐으며 2명이 실종 상태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꼬리 부분을 제외한 비행기 동체가 완전히 부서져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12.29 /광주일보 제공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탑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오후 8시 현재 177명이 숨지고 2명이 구조됐으며 2명이 실종 상태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꼬리 부분을 제외한 비행기 동체가 완전히 부서져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12.29 /광주일보 제공

탑승객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여객기가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추돌하면서 화재가 발생해 177명(오후 8시 기준)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동체가 전소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9일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무안공항 활주로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외벽과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승객 175명·승무원 6명) 중 177명이 숨졌으며, 승무원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 당국은 외벽과 부딪친 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진 상황이어서 구조된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의 생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직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한 국토교통부는 해당 여객기가 착륙하는 과정에서 랜딩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동체 착륙’(바퀴가 아닌 항공기 기체로 착륙을 시도하는 것)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는 모습. 2024.12.29 /연합뉴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는 모습. 2024.12.29 /연합뉴스

이날 오전 8시54분께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을 시도하다 3분 뒤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정보를 듣고 복행했다. 복행은 정상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 다시 이륙하는 조치다. 1분 후인 오전 8시58분께 사고 여객기는 관제탑에 ‘구조 신호’(메이데이)를 보냈고,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외벽을 들이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랜딩기어 오작동 등 여러 문제가 나오는데 조사를 명확히 해봐야 원인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비행·음성기록장치를 수거하는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여객기는 애초 이날 오전 8시30분께 무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현지 공항 관제 사정으로 출발이 지연되면서 30분 늦게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제주항공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고 여객기는 15년 기령의 보잉 737-800 기종이다. 제주항공은 출·도착 전 점검 등 24시간 점검을 마무리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한편 희생자 중에는 경기도민 4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위치도 참조

/김주엽·이영지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