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공무원들로 발 디딜 틈 없어

1·2층에 유가족 위한 임시텐트 설치

 

경찰·소방, 30분마다 ‘상황 브리핑’

오산시민 4명도 희생… 시장 방문도

 

유가족 “검안의 몇명 요청했는지에

대답도 못해… 긴밀한 협의 아쉽다”

지난 29일 밤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현장에 여객기 꼬리 부분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김도윤PD lkjkdy02@kyeongin.com
지난 29일 밤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현장에 여객기 꼬리 부분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김도윤PD lkjkdy02@kyeongin.com

29일 오후 11시께 전남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은 여전히 사고 수습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고 현장 가까이 다가가자 경찰이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다고 막았다. 경찰 뒤로 항공기 꼬리 부분이 흉물스럽게 보일 뿐이었다. 사고 발생 12시간이 지난 상태였지만 참혹한 사고 현장 주변은 방송사 차량과 사진 기자들이 지키고 있었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 내 설치된 스크린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개요와 신원확인 진행절차를 알리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2024.12.29 무안/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29일 오후 전남 무안공항 내 설치된 스크린에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개요와 신원확인 진행절차를 알리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2024.12.29 무안/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이 시간 무안공항은 유가족들과 공무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공항 밖에서 한 여성이 통화를 하며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공항 안에 들어서자 유가족들을 위해 설치된 텐트가 눈에 띄었다. 텐트는 1층과 2층에 모두 설치돼 있었다. 텐트를 지나가자 또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무안공항에는 이처럼 눈가가 젖어 있는 이들과 사고 수습을 위해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로 가득찼다.

29일 전남 무안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텐트가 설치돼 있다. 2024.12.29 무안/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29일 전남 무안공항에 유가족들을 위한 텐트가 설치돼 있다. 2024.12.29 무안/김형욱기자 uk@kyeongin.com

공항 내 스크린에서는 이번 사고 개요와 신원확인 진행절차를 알리고 목포대 기숙사에 피해자 가족을 위한 숙소를 운영한다는 내용이 나왔다.

공항 곳곳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자리해 갑작스런 사고로 슬픔에 젖어있는 유가족들을 지원했고 구호 물품도 공항 한켠에 가득 쌓여 있었다.

공항 2층에서는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이 30분 마다 유가족들에게 상황 브리핑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유가족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달래지 못했다. 유가족 A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검안의를 몇명 요청했는지에 대해 대답도 못하고 있다”며 “부처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사고 수습을 해야 하는데 이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이권재 오산시장이 무안공항을 찾아 피해자 유가족을 만나고 있다. 2024.12.29 /이권재 오산시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지난 29일 이권재 오산시장이 무안공항을 찾아 피해자 유가족을 만나고 있다. 2024.12.29 /이권재 오산시장 페이스북 계정 캡처

이권재 오산시장도 무안공항을 찾았다. 4명의 오산시민이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희생됐기 때문이다. 전라남도가 발표한 이번 사고 희생자 집계에 따르면 경기도민은 4명이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희생자 모두가 오산시민인 셈이다.

이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사고 제주항공 탑승자 명단에 오산시민이 4명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황망한 마음에 급히 사고현장에 내려와 유가족을 만났다”며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길 바란다. 유가족분들과 아픔을 함께 하며 필요한 지원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무안/김형욱기자 uk@kyeongin.com